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19일 청와대 회동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던진 뼈 있는 농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을 자극한 발언 이후 돌직구 대신 변화구를 구사하고 있는 추 대표는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며 야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회동 시작부터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국회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 대해 걱정을 드러내자 농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건강을 묻는 추 대표의 질문에 “오늘부터 다음 주 초까지 좀 쉬려고 했는데, 아휴, 추경이고 뭐고 좀 돼야 (하는데)”라고만 답했다. 이에 추 대표는 “그러니까 ‘추’자가 들어간 건 다 싫어한다고 한다. 고추, 배추. 상추 이 3종을 지금 못 드시고 있다. 그쪽은”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했고, 문 대통령은 살며시 미소를 보였다. 추 대표는 자신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격분한 국민의당이 추 대표의 성인 ‘추’자 들어간 건 다 안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추경 반대와 연관지어 아재 개그를 한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야당이 ‘고추, 배추, 상추’를 못 먹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추 대표는 이어 정색을 하고 “추경에도 일자리 추경이라고 명명하셔서 노심초사 하시는 모습에 국민들도 많이 힘을 얻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추경을 기다리고 있는 안타까운 민심을 잊지 말아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추 대표의 화법 변화는 지난 17일 제헌절을 맞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추 대표는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에게 뼈있는 농담을 날렸다.
주 원내 대표가 “제헌절 행사를 국회에서 하니까 대통령이 헌법을 잘 안지키는 것 같다”며 “제헌절에 대통령이 오셔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자 추 대표는 “헌법 잘 지키는 대통령을 뽑아 놨지 않냐, 새 대통령 뽑힌 걸 잊어버리셨구나”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하는 걸 보니 적법 절차를 안 지키는 것 같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