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치매 극복, 줄기세포에 답 있다

입력 2017-07-19 14:48

이신재

셀피아의원 원장
예방의학과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54만1000여 명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 결과다. 65세 이상 노인의 9.18%가 치매를 앓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30년에는 약 127만 명,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이 치매 진단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핵심 공약 및 추진 정책으로 꼽은 배경이다.

어떤 질환이든 발병 후 치료를 하는 것은 많은 부담이 따른다. 의료비 증가뿐만 아니라 발병 이전 상태로 몸을 되돌리기가 쉬운 일이 아닌 까닭이다. 그래서 발병 후 치료보다는 발병 전 예방이 삶의 질 향상 측면뿐만 아니라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도 낫다고 하는 것이다.

세포치료를 미래의학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병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몸도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병들어 고장난 조직을 재생시켜 발병 전 상태로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노화되거나 사멸한 세포를 신생 세포로 대체하는 능력을 가진 만능세포다. 혈관세포로 분화하여 영양분과 산소를 이동시키는 기능도 수행한다.

국내 한 바이오기업이 줄기세포의 이런 조직재생 기능을 바탕으로 난치성 치매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이른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치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에 대한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캐나다에선 줄기세포 조성물 특허를 내줬다.

물론 모든 줄기세포 치료제가 완성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몇 가지 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질병의 예방이란 측면에서 보면 발병 이전에 실행해야 효과적이고, 개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것을 선택적으로 투여할 때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줄기세포 치료로 치매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은 가족력, 즉 부모 중 한 쪽이 치매를 앓은 병력이 있는 이들이다. 특히 아포지단백 4형이라는 유전자와 관련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 가족들이 그렇다.

연구결과 부모로부터 이 유전자형을 1개 물려받은 이들은 2.7배, 2개 물려받은 이들은 17.4배나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혈관성 치매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으로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둔 사람들도 조심해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줄기세포로 치매예방 시술을 받을 때 우선 고려해할 사항은 해당 의료기관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지와 경동맥을 통해 줄기세포 주입술을 시술하는지다. 그렇지 않은 곳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할 수가 없고, 믿을 수도 없는 까닭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