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리스트 김남중이 2년 만에 국내 리사이틀을 갖는다.
김남중은 2005년부터 약 9년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다. 2014년 뉴욕 카네기홀, 2015년 베를린 필하모닉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하며 다양한 해외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쳐 왔다.
2016년 8월에는 미국 뉴욕 유엔(UN) 총회의장에서 열린 유엔 세계 청소년 정상회담- 유엔청소년회의에서 음악으로 국제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 유엔 국제 평화기여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이후 비올라 최초로 뉴욕 유엔본부 ‘썸머 유스 어셈블리’ 유엔청소년회의 ‘평화와 희망 콘서트’에 초청돼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한여름, 클래식 음악으로 만끽하는 휴가 같은 연주회
2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김남중 비올라 리사이틀 '더불어, 쉼'은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시원한 ‘휴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음악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폭넓은 관객층이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가 특징이다.
1부는 ‘숲(Green)’이라는 테마로 진행된다. 공연을 여는 첫 작품은 김남중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곡이다. 어릴 적에 주말마다 아버지와 산에 올라 ‘별’을 보던 시절이 김남중에게는 최고의 휴식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하이페츠가 편곡한 폰세의 ‘작은별(Estrellita)’은 그녀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선곡한 작품이다.
이어서 선보이는 비외탕 비올라 소나타 Op. 36은 1863년 라이프치히에서 출판된 곡이다. 비외탕이 작곡한 네 개의 비올라 작품 중 가장 유명하다. 그가 러시아, 미국, 빈, 런던, 파리 등에서 실내악 활동을 펼치던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기에 곡 전체에는 여유로운 원숙미가 넘쳐흐른다. 특히 2악장의 뱃노래가 가장 유명하며, 산을 타고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를 떠오르게 한다.
2부는 바다(blue)에 어울리는 작품을 선보인다. 2부 첫 순서에는 에네스쿠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협주적 소품이 연주된다. 리베니에서 태어난 에네스쿠는 고국의 민속 음악을 기반으로 현대음악을 작업했다. 짙푸른 바다의 서정을 닮은 에네스쿠의 곡에는 낭만적인 랩소디가 가득하다.
공연의 마지막은 피아졸라의 ‘망각’과 ‘그랜드 탱고’가 장식한다.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남쪽 바닷가에서 태어났다.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보르헤스는 “탱고는 플라타 강에 속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강렬한 탱고 음악은 흙탕물의 강에서 태어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탱고의 정열적인 리듬에는 물의 기운이 흠뻑 녹아 있다.
다양한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연주회
음악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에 초점을 둔 김남중은 공연 전 “올여름 휴가, 누구와 어디에서 쉬고 싶나요?”라는 질문이 적힌 엽서를 특별 제작해 배포했다. 휴가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우편 접수된 사연 중 추첨을 통해 특별한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남중은 클래식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치유의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부단히 고민해온 김남중은 비올라의 중후한 음색을 통해 꾸준히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한국 루게릭병협회와 탈북자·장애인에게 직업을 소개하는 굿윌스토어, 혼혈아동을 돕는 메신저인터내셔널의 홍보대사를 역임했다.
그녀의 뜻에 공감하는 프레시코드 정유석·유이경대표, 희원기획㈜마레디마리 유명해 대표, 서울탑치과 김현종 원장, 제레미비주얼스 김재은 대표의 후원으로, 시각장애인 마라톤클럽, 루게릭병협회 환우들과 꿈나무마을 보육원 오케스트라 아이들을 초대해 ‘더불어’ 음악을 공유하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