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두고 옹호 카이스트-한양대 교수 SNS 설전

입력 2017-07-19 13:37
사진=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우리 사회를 '지옥(hell)'에 빗대어 '헬조선'이라 부르는 젊은 세대를 두고 카이스트와 한양대 교수가 SNS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카이트스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에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병태 교수는 “이 땅에 헬조선이라고 할 때, 이 땅이 살만한 정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욕할 때 한 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주기 바란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대기업이 착취를 한다고요?”라고 물으며 “한국에 일자리가 없어서 대학을 나오고도 독일의 광산 광부, 간호사로 갔던, 그래서 국제 미아가 됐던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이야기를 물어보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라. 대학을 나오고도 우리나라에 불법 취업을 와서 노동자로 일하는 필리핀과 몽고의 젊은이들을 보면서 이야기 하라”고 일침했다.

이어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지 않나? 앞세대의 성취와 피땀을 그렇게 부정하고 폄하하고도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나?”라고 물으며 “제발 당신의 고결한 조부모와 부모들을 더 이상 능멸하지 말라. 제발 응석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고 말했다.

이병태 교수는 “당신들의 그 빈정거림과 무지에 화가 난다”며 “당신들이 누리는 그 모든 것들, 스타벅스 커피, 스타크래프트 게임, 해외 배낭여행, 그 어떤 것들도 당신들이 이룬 것은 없다. 당신들은 이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드는 것으로 지금 누리는 것에 보답해야 한다. 우리 세대는 누리지 못했기에 당신들이 누리는 것을 보는 것으로 행복하고 부러울 따름”이라고 강한 어조로 젊은이들을 비판했다.

이병태 교수의 SNS 글이 퍼지자 이번에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찬운 교수가 반박하는 글을 남겼다.

사진=박찬운 교수 페이스북


박찬운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에 ‘5천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분과 그 글에 박수를 치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야겠다”며 자신의 생각을 게재했다.

박 교수는 “우리 세대 중 상당수는 한민족 5천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세대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베이비부머 세대는 어린 시절 대부분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면서 공부했다. 하지만 이들은 성장의 대가를 톡톡히 받고 산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공부를 하면 금수저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살았던 것”이라며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은퇴 후에도 큰 걱정이 없다. 생애 초반 20년 고생하고 그 이후 60년은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세대니 젊은 시절 고생담은 그저 추억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젊은 세대에 대해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라며 “유학을 갔다 와도, 영어를 완벽하게 해도 부모 세대가 누린 기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곳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 잘난 부모 밑에서 하루하루 눈치 보며 사는 데 지친 그 마음을 5천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가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박창운 교수는 “만일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해줄 게 없다면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는 게 예의다. 그들에게 징징댄다고 타박하는 것은 오만 중의 오만”이라고 꼬집었다.

이병태 교수와 박창운 교수는 이후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각자 다른 생각을 전하고 있다.

진채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