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 두고 사라진 부부, 75년 만에 알프스 빙하서 발견

입력 2017-07-19 10:31
사진=스위스의 산악철도회사 '글레시어 3000'이 제공한 사진 속에 스위스 빙하 지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두 사람의 옷과 신발 등이 보인다. 스위스 발레주 경찰은 이들의 시신이 지난 14일 고도 2615m의 찬플로이론 빙하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75년 전인 1942년 8월15일 실종된 스위스 부부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DNA 확인을 통한 공식 신원 확인까지는 며칠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AP뉴시스

75년 전 스위스 남서부 알프스에서 실종됐던 부부가 빙하가 녹으면서 발견됐다.

스위스 언론 '르 마탱'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남서부 알프스의 디아블르레 빙하에서 잘 보존된 사체 두 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사체는 빙하 인근에 있는 스키 리조트 소속 직원이 발견했다. 녹으며 밀려 나온 빙하 안에서 발견된 사체는 75년 전 실종된 부부 마르셀린 뒤믈랭과 프란시네 뒤믈랭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서로 가깝게 누운 채 발견됐다. 사체 주변에서 메는 가방과 물병, 신발, 시계 등이 함께 발견됐으며, 제2차 세계대전 무렵 옷을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스위스 언론 '르마탱' 보도 캡쳐

두 사람의 신원을 추적하기 위해 DNA 검사가 예정돼 있지만, 마르셀린 우드리 뒤믈랭(79)이라는 여성은 발견된 두 사람이 자신의 부모라고 주장했다. 여성의 말에 따르면 부부는 1942년 소에게 풀을 먹이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여성은 "아버지는 신발을 만들어 파는 일을 했고 어머니는 교사였다"며 "아들 5명과 딸 2명이 있어 평소 어머니는 아버지를 따라 산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마을 주민들과 구조 당국이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부모의 실종 이후 7명의 자녀들은 서로 다른 위탁 가정으로 보내졌다.

당시 4살이었던 여성은 "평생 부모님을 찾아다녔는데, 온전한 두 분의 장례식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내가 절대 놓지 않았던 희망을 상징하기 위해 부모님 장례식에 검은색 옷을 입지 않고 흰색 차림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