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내 차례" 제3의 밀양사건 범인 5년 만에 검거

입력 2017-07-19 06:12
사진=MBN 캡처

서울 도봉경찰서가 5년 전 전남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를 최근 붙잡아 구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끔찍했던 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공개됐다. 여고생을 집단 성폭행한 정황들이 드러나 네티즌들은 ‘제3의 밀양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17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특수강간 혐의 등으로 A씨를 구속하고 현장에 있던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2년 전남의 한 모텔에서 당시 여고생이던 B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B양은 친구로부터 놀러 가자는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섰다. 친구와 도착한 곳은 한 모텔로 그곳엔 남성 3명이 있었다. B양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남성들이 권한 양주를 마셨고 술에 취한 B양은 3명의 남성이 추가로 합류된 상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 B양은 MBN과의 인터뷰에서 “밖에서 ‘야 다음은 나다’, ‘나는 몇 번 차례다’ 계속 이런 소리가 들려 두려웠다”고 말했다. 반항하면 폭행까지 이어졌고 급기야 기절까지했다. 정실을 잃었던 B양이 깨어난 곳은 근처 골목이었다.

사건 이후 극심한 후유증에 자살까지 시도했었다는 B양은 지난해 용기를 내 신고했지만 전남 지역 경찰은 증거가 없고 시간이 오래 지났다며 사건 접수를 거부했다. 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B양은 서울의 한 경찰서에 신고하려 했지만 증거부족 이유로 반려됐다.

고심 끝에 B양은 도봉경찰서가 2011년 도봉구의 한 야산에서 벌어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해결한 점을 기억해 도봉경찰서로 찾아갔다.

도봉경찰서는 2012년 다른 성범죄 사건을 수사하다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첩보를 입수한 뒤 피해자들을 설득해 진술을 듣는 등 끈질긴 수사를 벌여 지난해 피의자 10여명을 검거했었다.

B양의 신고를 받은 도봉경찰서는 6개월간 전남과 서울을 오가며 수사를 벌였다. 또 SNS를 통해 A씨를 특정했다. 끈질긴 수사 끝에 이달 초 당시 현장에 있던 7명을 모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5년 전 사건이다 보니 증거를 찾기 매우 어려웠지만 증인 등을 확보한 뒤 피의자 신원을 특정해 검거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