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에도 충북도의회는 '해외여행'

입력 2017-07-18 16:09 수정 2017-07-18 17:04
지난 16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충북 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8일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의 한 피해 주택에서 한 주민이 가재도구를 수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0㎜의 기습적인 폭우로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를 당해 청주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가운데 충북도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를 비롯한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는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성명서가 발표된 지 하루 만이다.

18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과 도청 관광과 공무원 1명, 도의회 사무처 직원 3명 등 9명이 이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오는 27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한다. 경비는 1인당 도비 500만원, 자부담 55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수는 유럽의 문화·관광 산업 등을 벤치마킹하겠다며 관광지와 문화유적 탐방을 중심으로 일정을 계획했다. 이들은 파리 개선문과 로마시대 수로, 모나코 대성당, 성 로렌초 대성당, 밀라노 시청, 피사의 사탑 등 관광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폭우로 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44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도와 도내 시군이 이날 집계한 재산 피해액은 총 172억5800만원에 이른다. 모든 공무원이 수해 복구에 투입됐으며 군과 민간에서도 하루 1000명 이상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2년에 한 번씩 하는 상임위원회별 국외 연수"라면서 "오래전 예약한 일정이어서 취소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