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속 카드뮴 노출 많은 청소년 "전화벨, 새, 비행기 소리 잘 못듣는다"

입력 2017-07-18 15:42 수정 2017-07-19 22:45

중금속인 카드뮴과 납에 많이 노출되면 청력 손실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담배연기 등을 통해 혈액 속 카드뮴 농도가 2배 높아지면 청소년의 고음역대 청력 손실 위험은 1.5배 넘게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다. 전화벨이나 새, 비행기 소리 등을 듣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최윤형 교수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5187명의 성인과 12세 이상 청소년 85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18일 밝혔다. 

 연구결과, 성인은 혈중 납 농도가 2배 증가할때 고음역대 청력 손실 위험이 1.3배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성인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2배 증가할때는 고음역대 청력 손실 위험은 1.25배 높아졌다. 고음역대 청력 손실은 3, 4, 6kHz 음역대를 말하며 전화벨소리나 새소리, 비행기 소리 등을 잘 듣지 못한다. 양쪽 귀 중 어느 한 귀의 순음평균이 25 데시벨(dB)보다 높으면 청력 손실에 해당된다.

 청소년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2배 증가할때 고음역대 청력 손실 위험은 1.54배 유의하게 높아졌다. 
 이번 연구는 2012년 미국에서 20세 이상 성인에 있어 카드뮴과 납 노출이 청력 손실에 유의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인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같은 결과를 도출한 첫 사례다.
 
 연구팀은 "카드뮴과 납에 노출되면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진다. 이는 곧 달팽이관의 피 흐름을 줄어들게 하고 안쪽 귀의 사포 자멸을 부른다. 결국 소리가 전달되는 속도(청각신경전도)를 늦추거나 청력 역치를 높이게 돼 청력 손실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윤형 교수는 "현재 우리 일상생활 환경에서 카드뮴과 납의 비교적 낮은 노출 수준으로도 충분히 청력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청력 손실 및 만성질환을 예방하려면 현재의 카드뮴과 납의 노출 수준을 더욱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분야 학술지 '환경보건지견'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