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 대표팀 코치 역할 톡톡

입력 2017-07-18 15:36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간판 김연경이18일 인천공항에 귀국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연경이는 코치 역할을 하고 있죠."

 여자 배구 대표팀의 홍성진 감독이 경기장 안팎에서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상하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국제배구연맹(FIVB)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1,2주차 원정을 마치고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홍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연경이는 팀에 저해되는 요소가 있으면 즉각 반응한다"며  "늦장을 부리거나, 아직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있으면 (연경이는) 가차없다"고 말했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김연경은 팀 내에서 선임급에 속한다. 선수들이 힘들어 할 때는 다정한 언니이지만, 가끔 맘에 안 드는 행동이 보이면 주장으로서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랑프리를 거치면서 김연경을 향한 홍 감독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졌다. 수술대에 오른 배유나, 이소영의 이탈로 엔트리 교체를 고려할 당시 홍 감독이 조언을 구했던 이 역시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홍 감독에게 "선생님, 그냥 이대로 가시죠"라고 말했고. 홍 감독은 주장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하고 전체 14인 엔트리 중 12명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2그룹 1위를 달리고 있다.

 홍 감독은 "연경이는 나와 가까운 사이"라면서 "연경이에게 '넌 나와 같이 가야한다. 만일 내가 안 보이면 네가 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김연경은 "감독님은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신다. 배울 점도 많은 분"이라고 화답했다.

 홍 감독의 지휘 아래 한국은 앞선 6경기에서 5승1패(승점 16)를 거둬 2그룹 1위를 질주 중이다. 홍 감독은 "김미연, 황민경, 한수지 등 백업 선수들이 상당히 잘해줬다. 12명으로는 부족하지만 이들이 잘 해줘 팀을 꾸려갈 수 있었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