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첫 로맨틱 코미디(로코)이기도,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기도 했죠. 즐겁게 촬영을 끝마쳐 굉장히 기분이 좋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듭니다(웃음).”
SBS ‘수상한 파트너’를 떠나보내는 배우 지창욱(30)의 심정은 그야말로 ‘시원섭섭’. 생애 첫 로코 도전작에서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내며 연기 인생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 군대라는 2년간의 쉼표를 찍게 됐다.
지창욱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랜만에 액션이 없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로코 장르는 처음이라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부담이 많이 됐다”며 “하지만 예쁘고 순수한 장르이다 보니 몸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종영한 ‘수상한 파트너’에서 지창욱은 까칠한 듯 다정한 검사 노지욱 역을 맡아 여심을 사로잡았다. 훈훈한 외모과 빼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 상대역 남지현과의 ‘케미’도 훌륭했다. 로맨스와 스릴러를 오가는 장르의 변주 속에 섬세한 감정 연기가 빛을 발했다.
“지욱이는 정말 완벽해보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친구인 것 같아요. 캐릭터 자체의 성격은 다르지만, 제가 연기를 했기 때문에 ‘사람 지창욱’이 묻어날 수밖에 없었죠. 순간순간 말투나 행동이나 표현 방식에 있어서 언뜻언뜻 제 모습이 비췄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지창욱는 ‘로코 장인’ ‘키스 장인’이란 수식어까지 얻었다. 그는 “그런 수식어가 붙는 게 생각보다 부끄럽고 쑥스럽다”면서 “멜로 장면 자체도 연기니까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예뻐 보여야 했다. 달달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감독님들께서 예쁘게 찍어주시고 편안한 분위기로 대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지창욱은 “로맨스 장르라서 사랑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며 “누군가를 사랑하고 헤어지고 서운해하고 뒤틀리는 미세한 감정들을 표현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 토로했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말이 나오지만, 본인은 한 작품을 콕 집을 수 없단다. “가장 신나게 하고 싶은 걸 다해 본 캐릭터는 ‘기황후’의 타환이었어요. ‘힐러’의 정후는 대놓고 멋있는 인물이었고, ‘더 케이투’의 재하는 남자로서 꼭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죠. ‘수상한 파트너’의 지욱 역시 너무나도 멋있고, 재미있게 연기한 캐릭터예요. 하나만 꼽으라면, 못 고르겠습니다(웃음)”
오는 8월 14일 군 입대를 앞둔 지창욱은 “많이 늦은 만큼 재미있고 건강하게 군 생활을 할 예정”이라며 “군대에 갔다 와서도 재미있는 작품에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테니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스케줄을 마무리한 뒤에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사실 좀 쉬고 싶기도 해요. 체력적으로 많이 달려오지 않았나 싶어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입대 전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건강히 입대하겠습니다(웃음).”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