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남북회담, 시기상 부적절" 입맞춘듯 부정적 반응

입력 2017-07-18 09:17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 뉴시스

문재인정부가 북한에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전격 제안하자 미국과 일본 정부는 일제히 "시기상 적절치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대화를 위한 조건"을 언급했고, 일본은 "대화보다 압박할 때"라는 주장을 폈다.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보이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지만, 남북회담을 그리 환영하지 않는 기색은 감추지 않았다.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한국 정부에서 나온 말이니 한국에 물어봐 달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위해) 충족해야 하는 어떤 조건을 명확히 해왔고, 이 조건은 지금 우리가 있는 위치와 분명히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이후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민·군 투트랙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대북 회담 제안을 놓고 한국과 미국 정부 간 사전 조율 과정이 없었거나 충분하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방미 중인 마루야마 노리오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순위는 대북 제재를 통해 평양에 압박을 가중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진지한 대화를 위해 압박을 가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마루야마 대변인의 언급을 전하면서 일본이 한국 정부의 대북 회담 제의의 의미를 깎아내렸다고 평가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