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휴가일정 올리지 마세요"…휴가철 '빈집털이' 예방법

입력 2017-07-18 08:52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휴가철 범죄예방을 위해 '순찰 다녀갑니다' 스티커를 제작, 범죄 취약지구 순찰 업무를 강화했다. 사진=남양주경찰서 제공

지난해 7~8월 휴가철 전국에서 발생한 '빈집털이' 절도 사건은 2741건이었다. 휴가철에는 빈집털이 범죄가 평소보다 20% 이상 증가한다. 지난해에는 절반 가까운 1288건이 단독주택에서 발생했다. 서울이 48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남부(341건) 충남(243건) 부산(226건) 순이었다. 범인을 잡은 건 1434건에 그쳤다. 울산과 광주의 검거율은 90% 안팎이었지만, 서울은 35%로 크게 낮았다.

빈집털이 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가스배관을 타고 오르거나 에어컨 실외기를 밟고 침입하는 수법은 '고전'이 됐다. 우유 투입구에 카메라를 단 긴 막대를 넣어 문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방법, 화재경보기로 위장한 몰래카메라를 복도에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경우, 집을 구한다며 부동산 중개업자와 방문한 뒤 업자가 누른 현관 비밀번호를 외워 다시 침입하는 사건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나 연립주택 고층도 안심할 수 없다. 빈집털이범들은 고층 거주자들이 베란다 창문을 잘 잠그지 않는다는 걸 노려 계단 창문으로 빠져나온 뒤 베란다로 넘어가 침입하기도 한다. 맨손으로 옥상으로 올라가 난간을 붙잡고 꼭대기층 아파트 창문을 열어 침입한 경우도 있었다. 영화에서처럼 소방호스를 난간에 묶어놓고 밧줄처럼 잡고 내려오기도 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농가주택 빈집털이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형 CCTV '폴리박스'를 개발했다. 사진=구미경찰서 제공

그래도 도둑 때문에 휴가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경찰은 빈집털이 범죄를 예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문단속이다. 내 집 베란다는 물론 아파트라면 복도 창문도 잠긴 상태가 유지되도록 이웃 주민들에게 미리 협조를 구하는 게 좋다. 문 잠금장치가 헐겁거나 낡았다면 사전에 교체해야 한다. 특히 집이 비었다는 사실이 노출되지 않도록 우편물이나 전단지 등이 쌓이지 않게 조치할 필요가 있다. TV 등 예약기능이 있는 가전제품을 일정 시간에 맞춰 자동적으로 켜지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 전화는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을 하는 방법이 있다.

우유나 신문 투입구는 막아놓자. 현관 비밀번호 버튼을 깨끗이 닦아 번호를 유추할 수 있는 지문을 지우고, 특정 버튼이 닳아 있다면 교체하는 게 좋다. 무심코 SNS에 휴가 일정을 올리는 것도 삼가야 한다. SNS로 확인한 휴가 정보를 범인이 빈집털이에 악용한 사례가 있다. 장시간 집을 비울 때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은 집을 비울 때 미리 신고하면 해당 기간 신고 주택의 순찰·방범 활동을 강화하는 '빈집 사전 신고제'를 운용하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