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등 인체 조직이나 장기로 분화된 세포의 운명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기술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사람의 피부세포를 떼내 신경세포로 바꿔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쓸 수 있다.
동국대 의생명공학과 김종필 교수와 유준상 연구원은 신개념의 세포 운명 전환기술을 확립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18일자에 발표됐다.
이른바 ‘세포 직접 교차 분화 리프로그래밍’은 세포의 운명을 조정해 생체 내에서 특정 세포를 원하는 세포로 만들어 내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재생의학에서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iPS) 등은 세포 분화의 제한성이나 안전성, 제작 시간, 비용 등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크다.
연구팀은 순간적으로 전자기화된 금 나노입자를 이용해 세포 운명 전환이 유도되는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특정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이미 분화를 마친 쥐 및 인간의 피부세포와 접해 있는 금 나노입자에 처리했더니 높은 효율로 신경세포로 전환이 유도됐다. 이어 파킨슨병에 걸린 쥐의 생체 내에 직접 적용한 결과 도파민 신경세포가 만들어져 파킨슨병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김종필 교수는 “파킨슨병 뿐 아니라 다양한 퇴행성뇌신경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제의 실용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세포 전환 기술 및 리프로그래밍 연구에서 혁신적인 성과로 세계를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