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재판서 “하!” 코웃음친 방청객 50만원 과태료

입력 2017-07-17 18:16
사진 뉴시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직권남용·직무유기·특별감찰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 도중 “하!” 하고 코웃음을 친 방청객이 법정소란 행위로 과태료를 물게 됐다. 국정농단 재판에서 방청객이 재판 진행을 방해해 과태료 처분까지 이어진 경우는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17일 우 전 수석의 공판을 열고 박근혜정부에서 좌천 인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백모 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담당관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백씨는 2015년 1월 민정수석실 내 특별감찰반에서 비위 조사를 받으며 ‘회유·억압·협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방청석에서 이를 듣던 50대 여성 A씨는 크게 “하!” 소리를 내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자 재판부는 즉시 A씨를 일으켜 세워 “뭐가 그렇게 웃기느냐. 증인이 답변하고 있는데 비웃듯이 소리 내 웃습니까”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잠시 휴정한 뒤 A씨에 대한 감치 재판을 열어 “재판부 합의 결과, 감치는 하지 않고 과태료 결정을 내렸다”며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정에서 폭언이나 소란 등으로 심리를 방해하거나 재판의 위신을 훼손한 사람에게 법원은 즉시 20일 이내의 감치나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재판부는 3일 이내에 불복할 수 있다고 알린 뒤 A씨를 퇴정시켰다. A씨는 “정숙해야 하는 것을 아는데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왔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