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국립극장’ 22개월 리모델링 기간 외부 공연장 무대 선다

입력 2017-07-17 14:54 수정 2017-07-17 15:02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외경. 국립극장 제공

내년 1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는 국립극장이 약 2년간 남산을 벗어나 외부 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명동예술극장 롯데콘서트홀 등 서울 공연장은 물론 대전예술의전당 등 지역 공연장도 찾는다.

 국립극장은 17일 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이하 2017-2018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18일부터 티켓 예매를 시작한다. 오는 9월 6일부터 2018년 7월 8일까지 열리는 2017-2018 시즌은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의 신작 및 레퍼토리와 함께 NT Live·마당놀이 등 총 44편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개막작인 국립무용단의 정구호 연출 ‘춘상’ 등 신작 20편,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 등 레퍼토리 10편,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등 상설 14편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국립극장은 내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6월 6~9일)과 대전 예술의전당(6월 15~16일)을 대관해 국립무용단의 ‘향연’을 공연한다. 국립극장 제공

 남산을 떠나는 내년 상반기에 소리꾼 이자람이 연출하는 국립창극단의 ‘신창극 시리즈1’는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2월 28일~3월 4일), 국립무용단의 ‘향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6월 6~9일)과 대전 예술의전당(6월 15~16일)에서 공연된다. 국립창극단은 배삼식 작‧손진책 연출 ‘진채선’(4월 25일)과 고선웅 작‧연출 ‘흥보씨’(6월 27일~7월 8일)를 명동 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또 국립무용단은 신창호 안무 신작 ‘맨 메이드’(5월 10~12일) 무대에 올린다. 여기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박점훈 작곡‧지휘 ‘베스트 컬렉션 IV-박범훈’(6월 1일)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2017-2018 시즌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NT LIVE로는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프랑켄슈타인’ ‘워 호스’ 외에 신작 ‘헤다 가블러’ ‘강박관념’ ‘예르마’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등이 상영될 계획이다.

 1973년 개관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당시 극장 건축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했던 시절이었던만큼 가부키 공연장인 일본 국립극장을 본따 만들어졌다. 왜색 논란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시야제한석이 많고 무대 위에서 현대적인 공연기법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 제대로 된 리모델링을 한 뒤 2019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달오름극장의 경우 2013~2014년 리모델링이 완료됐지만 해오름극장과 공조장치 등이 연결돼 있는 탓에 내년에는 단발적인 콘서트 정도만 몇 번 공연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내부. 가부키 극장인 일본 국립극장을 모델로 만들어 개관 이후 왜색 논란에 시달렸다. 국립극장 제공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이번 리모델링으로 현대적 공연예술에 적합한 공연장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리모델링 기간 국립 예술단체들이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서양 예술을 주로 소비해왔던 강남 공연장에서 한국 전통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8-2019시즌은 주로 예술의전당이 외부 공연장을 대관하는 방식이었지만 2019-2020시즌에는 지방의 공공극장이나 예술단체와 좀더 적극적으로 작업하는 공동작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7-2018 시즌 전속단체들의 해외공연도 이어진다. 조세 몽탈보가 안무한 국립무용단의 ‘시간의 나이’는 10월 프랑스 크레테유 예술의 집에서 공연되며, 국립창극단이 싱가포르예술축제와 공동제작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영국에서 5월 브라이턴 페스티벌, 6월 런던국제연극제(LIFT)에서 한국 공연으로는 처음 무대에 오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