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발작, 정상 체형자도 안심 못한다

입력 2017-07-17 13:28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고 정상 체형을 가져 건강해 보이는 사람도 고혈압과 당뇨 위험인자가 있다면 비만 체형군보다 심방세동 발병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지저이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심장내과 정보영(
사진) 교수와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범 교수 연구팀이 최근 역학조사를 통해 정상체형군이 고혈압과 당뇨 발병 전(前)단계에 이를 경우 심방세동 발병 위험율이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내 국내외 관련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유럽심장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유로피언 하트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 수진자 41만여 명의 검진결과를 분석했다. 특히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없는 건강한 20세 이상 검진자 22만7102명 중 심방세동 발병 경험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고혈압과 당뇨 발병과 연관돼 있는지 여부를 2013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조사 시 사용한 고혈압 전단계 기준은 수축기 120~139㎜Hg, 이완기 80~89㎜Hg(정상인은 120/80㎜Hg 미만), 당뇨 전단계는 우리 몸이 포도당을 적절히 처리하기 못하는 공복혈당장애(100~125㎎/㎗)을 기준으로 삼았다. 혈당은 공복 시 100㎎/㎗미만이 정상이다.

분석 결과 체질량지수(BMI) 25이하의 정상 체형군이 비만체형군에 비해 심방세동 발병율이 더 높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비만체형을 가진 이들이 고혈압과 당뇨를 동반할 시 심방세동을 포함한 여러 심혈관질환의 발병율이 정상체형을 가진 이들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기존 통설을 뒤짚는 결과다.

연구팀은 특히 체질량지수 25이하인 정상체형군이 25이상의 비만체형군에 비해 고혈압 전단계일 경우 심방세동 발병 위험율이 11%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공복혈당장애가 발병할 경우 정상체형군의 비만체형보다 심박세동 발병 위험율이 16%나 높아지는 것도 확인했다. 

특히 고혈압 전단계와 공복혈당장애를 같이 동반할 경우 심방세동 발병율은 비만체형군에 비해 무려 27%나 상승하는 것을 찾아냈다.

정 교수는 “서양인에 비해 비만인구가 적은 동양인에게서 심방세동 발병증가 원인을 알기 위해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여러 위험요소를 분석했다”며 “사망률에 있어서도 적정체형군이 고혈압 전단계와 공복혈당장애를 동반할 경우 심혈관질환 발병 및 사망률에서

비만체형군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정상체형군도 고혈압 전단계나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등 당뇨 전단계에 이르면 심방세동 위험군으로 보고, 적극적인 생활개선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