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야생 암사자가 새끼 표범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고양이과 야생동물 보호단체 '판테라'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탄자니아 응고롱고로의 자연보존지역 응두투에서 한 관광객이 촬영한 영상을 13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사파리 관광객 숙소로부터 약 1㎞ 떨어진 곳에서 암사자 노시키톡(5)이 출생 후 3주쯤 된 것으로 보이는 새끼 표범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노시키톡은 지난달 28일 응두투에 있는 사파리 관광용 통나무집 근처에서 새끼 3마리를 낳은 상태였다. 노시키톡은 자기 새끼에게 젖을 물리듯 편히 누워 새끼 표범이 마음껏 배를 채울 수 있게 했다. 어미를 잃고 홀로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표범은 모성애 강한 암사자를 만나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판테라 대표 루크 헌터 박사는 "고양이과의 대형 야생동물 사이에서 이런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었다"면서 "암사자들이 무리의 다른 새끼 사자들을 입양하는 경우는 있지만 표범을 자식처럼 대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시키톡이 최근에 새끼를 낳아 모성 본능과 호르몬이 매우 많은 상태일 것"이라며 "최근에 새끼를 낳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이 놀라운 행동은 모성애가 얼마나 강력한 힘인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노시키톡이 속한 무리의 다른 사자들이 이 새끼 표범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어서 새끼 표범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어미를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