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탁현민, 친구같은 문 대통령 보여줄 적임자” 경질 여론 에둘러 비판

입력 2017-07-16 22:54 수정 2017-07-16 23:07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친구같은 대통령,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을 꿈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탁현민 행정관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탁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해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며 여운을 남겼지만 “탁 교수에게 쏟아지는 비판에는 사실과 허구가 뒤엉켜 있다”고도 했다. 이는 야당과 여성계를 중심으로 탁 행정관 경질 요구가 커진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청와대와 여권 핵심부가 탁 행정관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탁 행정관이 청와대에 입성하기까지 과정을 자세히 적었다. 김 의원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참여정부 5년 내내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봉하마을에 귀향해서 국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보여준 노 대통령의 행복한 모습을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실 때도 경험하게 해드릴 수는 없을까. 그런 일을 해내는 데 탁 교수가 가장 적임일 거라고 판단했다”고 썼다.

김 의원은 탁 행정관이 자신과 주변의 거듭된 요청에 못이겨 청와대로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제는 탁 교수가 한사코 청와대 들어오기를 거부했다. 멀리 제주까지 가서는 이제는 자유롭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국민과 함께 정권을 바꿨으니 세상을 바꾸는 것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반 설득, 반 협박을 해서 결국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행사기획을 담당하는 행정관을 맡았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글 곳곳에서 탁 행정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탁 교수를 만난 건 2009년 가을 성공회대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공연 때였다”며 “봉하에서 권양숙 여사를 모시고 왔던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공연기획과 연출을 자원봉사로 맡아준 참 고맙고 똘똘한 젊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후에도 봉하 음악회를 비롯해 많은 추모공연이나 행사를 맡아줬다”며 “2012년 문재인 변호사의 책 ‘운명’ 북콘서트도 탁 교수 손을 거쳐 국민들게 선보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행사 기획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뜻을 잘 이해하고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며 탁 행정관이 청와대에 꼭 필요한 인물임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금 항간에서 탁 교수에게 쏟아지는 비판도 잘 알고 있다. 그 비판 속에는 사실과 허구가 뒤엉켜 있기도 하다”면서 “최근 벌어진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탁 교수 본인이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덧붙이지는 않겠다. 다만 청와대에서 일해 달라고 강하게 부탁했던 처지라 그 사연은 꼭 밝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인 판단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라면서도 “다만 그 판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고 썼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