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로 전소된 성전을 1년 만에 복원한 것은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증명한 것입니다.”
16일 오후 3시30분 강원도 춘천중앙감리교회에 들어서자 양 옆으로 ‘교회 재건을 축하합니다’, ‘재입당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쓰인 축하 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예배당 앞에서 예배를 안내봉사를 하는 신도들의 입가에는 환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예배는 춘천중앙감리교회가 예배당 복원을 주님께 감사드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 교회는 지난해 7월 18일 큰 불이나 하루아침에 성전을 잃었다. 성도들은 교회 마당에 임시 예배당인 ‘광야 예배당’을 마련해 더위와 추위를 이겨내며 성전을 복원하는데 힘썼다.
당시 화마가 앗아간 성전의 모습은 처참했다. 구리로 덮였던 천장은 폭삭 주저앉았고 청동 십자가는 강한 불길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구부러졌다.
의자는 뼈대만 남았고, 창문은 시커멓게 그을렸다.
꼭 1년 뒤 다시 찾은 성전은 불이 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예배당에는 긴 의자들이 새로 놓였고, 예배당 전면에는 파노라마 전광판이 들어섰다. 교회 천장에는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이 보강됐다.
예배가 시작되자 예배당은 뜨거운 눈물로 가득 찼다.
하지만 1년 전과는 전혀 달랐다. 1년 전은 성전을 잃은 안타까움의 눈물이었지만 지금은 교회 복원을 허락한 주님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다.
박갑석(60·여) 권사는 “지난 1년간의 고난은 교인들이 더 겸손해지고 믿음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라며 “교회가 짧은 시간에 복원된 것은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예배는 동부연회 최헌영 감독의 ‘광야를 지나며’라는 제목의 설교에 이어 복원영상 상영, 복원경과보고, 입당선언,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 축사 등으로 진행됐다.
춘천중앙교회 권오서(69) 담임목사는 감사인사를 통해 “신도들, 많은 교회, 지역 사회의 도움이 있었지만 주님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교회 재건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님이 없으니 교회에 불이 난 것 아니냐’고 말했던 믿지 않는 사람들, 또한 믿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는 것을 당당히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성도들의 신앙심은 더 강해졌고, 영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게 됐다”며 “성도들과 함께 기독교의 부흥과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힘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898년 세워진 춘천중앙교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동부연회를 대표하는 곳으로 강원 지역 복음화에 앞장서 왔다. 화재가 난 성전은 1998년 건축을 시작해 2000년 완공됐다. 성도들은 IMF 외환위기가 들이닥친 시기에 십시일반 모은 헌금으로 성전을 지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