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비영리 종교매체 RNS(Religion News Service)의 인터뷰 기사에서 시작됐다.
RNS의 조나단 메리트 기자가 “당신이 만약 목회사역을 하는데 신앙심이 깊은 동성 커플 성도들이 와서 결혼 주례를 요청하면 응할 것인가(If you were pastoring today and a gay couple in your church who were Christians of good faith asked you to perform their same-sex wedding ceremony, is that something you would do?)”라고 묻자, 피터슨 목사는 “그렇다(YES)”고 대답했다.
피터슨 목사는 게이나 레즈비언과 같은 성소수자와 관련된 논쟁은 옳고 그름의 영역을 벗어났으며, 이미 종식됐다고도 했다.
“아마 20년 전이면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전 지금 저처럼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많은 게이와 레즈비언을 알고 지냅니다. 이미 성소수자 논쟁은 종식됐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 문제에 동의할 수 없다면 다른 교회로 가겠죠.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최선을 향한 변화인 거죠. 물론 자랑하며 떠벌릴 일은 아니지만, 이미 제가 아는 한 이제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닙니다.”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최대 기독교 서점인 라이프웨이가 피터슨 목사의 모든 저서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라이프웨이 대변인은 지난 12일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린 성경적 결혼관을 가진 작가의 책만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슨 목사는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그는 논란이 된 인터뷰 기사가 나간 지 하루 만인 13일 워싱턴포스트에 입장문을 보내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일이라는 성경적 관점을 지지한다. ‘만약에’라는 기자의 질문에 ‘YES’라고는 대답했지만 더 생각해 보고 기도한 결과 그 말을 철회하고 싶다”고 밝혔다.
피터슨 목사는 그러면서도 성소수자를 배격하지는 않았다. 그는 “동성애자들은 내가 섬긴 다양한 교회, 대학 캠퍼스, 공동체에 있었다”면서 “목사로서 내가 그들에게 해야 할 일은 그들을 방문하고, 영혼을 보살피고, 함께 기도하고, 설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성혼 지지 발언 철회에도 피터슨 목사를 향한 날선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SNS에는 “진리를 찾지 않고 책 팔아보려는 술수”라거나 “존경하던 분이었는데 반 기독교적 발언을 하다니, 매우 실망” “신학생 때 산 책 모두 버렸다” 등의 댓글이 오르내렸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