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직접 경험하라”… 놀란 감독이 전한 꿀팁

입력 2017-07-16 12:5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신작 ‘덩케르크’ 연출 관련 이모저모를 직접 소개했다.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33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탈출 작전을 다뤘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전작에서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다룬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에서 역시 해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을 교차하는 구성·편집으로 실화를 재구성했다.

리얼리즘을 극대화하기 위해 1300여명의 배우가 출연했고, 실제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 20여척과 스핏파이어 전투기가 동원됐다.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로스앤젤레스 로케이션을 진행한 건 물론 IMAX와 65mm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했다.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 체류 중이던 놀란 감독은 서울 CGV왕십리에서 진행된 ‘덩케르크’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가졌다. 먼저 세 가지 시간대를 교차한 이유에 대해 “스토리텔러로서 관객들이 경험하는 문화에 새로우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서 나온 결과”라고 전했다.


‘덩케르크’는 사상 최초로 영화의 대부분을 라지 포맷 IMAX 카메라로 촬영했다. 놀란 감독은 “관객들의 몰입감과 현실감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활공이나 구축함에서 어뢰 공격으로 인한 배의 침몰 등의 장면에서의 생동감 넘치는 현실감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와의 작업에 대해서는 “음악을 통해서 서스펜스와 강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스토리가 감성적이고 감정이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음악에서는 냉철함과 객관성을 가지길 원했다. 음악 자체의 차가움 덕에 시너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작들에서 주로 미래를 다뤄 온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를 통해 처음 과거를 돌아봤다. 철학적인 부분에서 이전과 차이가 있었냐는 질문에 놀란 감독은 “접근은 비슷했다. ‘인터스텔라’에서 미래에 대해 얘기할 때도 아날로그적인 접근을 했다. 특정 시대에 제한되지 않고 보편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 가능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최근 극장 뿐 아니라 TV, 인터넷 스트리밍, 모바일 등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있는데, 놀란 감독은 유독 IMAX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영화의 매력이란 극장에서 봤을 때 최대치가 된다. 이는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다. 더욱이 ‘덩케르크’는 영화적인 경험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영상을 보면서 느끼는 특별한 경험, 극장에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측면에 있어서 스트리밍 영화랑은 다르다. 앞으로도 그런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스토리텔러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도전 의식은 뭘까. “관객의 흥미와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덩케르크’도 서스펜스와 강렬함을 높게 유지하면서 피로감을 주지 않는 게 과제였다. 관객들이 스크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흡인력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끝으로 놀란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체험이다. 관객이 극 중 캐릭터들과 함께 덩케르크 철수작전을 수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우리가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함께 단합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덩케르크’는 영화적인 서스펜스와 스펙터클, 시각적인 스토리텔링, 기술적인 완벽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톰 하디, 마크 라이런스, 케네스 브래너, 킬리언 머피, 핀 화이트헤드, 해리 스타일스 등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오는 20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