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트럼프 탓에 양국 관계 후퇴”

입력 2017-07-15 17:01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AP뉴시스

쿠바의 최고 권력자인 라울 카스트로(86)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쿠바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스트로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쿠바 국영 TV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은 양국 관계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부터 이뤄진 미국과 쿠바 간의 점진적인 관계 개선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틀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인의 쿠바 방문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쿠바 군부와 연계된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의 대 쿠바 무역 제재도 유지하겠다고 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트럼프로 인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50여 년 만에 정상화된 양국 관계가 다시 삐걱대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런 조치에 대해 “냉전 시대에서 볼 수 있었던 오래되고 적대적인 레토릭을 환기시킨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과 대화를 통해 양국 현안을 협상하고 싶다는 희망을 꺾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어 “미국과 대화를 계속하길 원한다”면서 “양국이 상대를 주권국으로 존중하면서 평등을 기반으로 여러 현안을 협상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바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는 조작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쿠바는 미국이나 다른 누구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강요, 압박, 교묘한 수법으로 혁명을 무너뜨리려는 전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2018년 2월 국가원수인 평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