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지친 사람들에게 '비주얼 쇼크'가 찾아왔다. 휴가철에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시간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공연장은 도심 속에서 피서를 즐길 대안이 될 수 있다. 시원한 곳에서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드는 뮤지컬 두 편과 연극 두 편을 소개한다.
◇유쾌하고 으스스한 뮤지컬 '이블데드'
뮤지컬 '이블데드' 공연장에 가면 관객들이 우비를 입고있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관객을 향해 피를 뿌리고 물을 퍼붓기 때문. 관객들 앞에서 피 주머니를 터트리고 물을 뿌려도 피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2008년 초연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이블데드'의 장르는 '코믹컬트호러'다. 으스스한 분위기로 공포감을 조성했다가 개그로 빵빵 터트리며 관객들을 들었다 놓는다. 공연 넘버 중'라라랜드'와 '도깨비'를 패러디한 부분도 있어 젊은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이블데드'의 이야기는 오두막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애쉬는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 4명과 함께 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밤을 보내기 위해 한 오두막에 무단침입을 하는데, 그 곳에서 죽음의 책이라는 수상쩍은 문서와 테이프 등을 발견한다. 이들은 이 테이프로 노래를 듣는다. 그 때부터 다섯 남녀는 좀비와의 혈투를 시작한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9월 17일까지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한다.
◇본능을 깨울 뮤지컬 '록키호러쇼'
과학자 프랑큰 퍼터와 그의 성 안에서 사는 괴상한 인물들.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서는 코르셋과 망사스타킹, 가터벨트, 하이힐, 폭탄머리, 등이 어색하지 않다.
뮤지컬 '록키호러쇼'가 사랑받는 이유는 파격적인 비쥬얼도 있지만 관객과 배우가 함께하는 부분이 많아서다. 공연장 로비 1층에는 프랑큰 퍼터 역의 배우들이 포스터 촬영 당시 사용한 쇼파와 테이블이 포토존으로 마련돼 있다. 3층에는 자넷, 에디, 리프라프 등이 사용한 소품과 오토바이 등을 볼 수 있고 4층에는 크래피티 작품과 코르셋을 볼 수 있다. 또 포토존에는 공연 분장을 한 앙상블들이 관객의 사진을 찍어준다. 관객은 춤도 배울 수 있다.
공연이 시작되도 관객들은 배우와 같이 호흡한다. 극 중 '브래드'를 위로하기 위해 빵을 던져주고, 비를 피하는 장면에서는 같이 신문을 쓰고 비를 피한다. 또 손전등을 비추거나 고무장갑을 끼는 등 관객 액션이 많다. 관객 참여의 절정인 '타임워프댄스' 타임은 관객과 배우들이 손꼽는 명장면이기도 하다.
5월부터 공연을 시작한 '록키호러쇼'는 관람객들의 재관람이 유행처럼 번져가고있다. 두 세번 본 관객들은 물론이고 여섯 번 이상 본 관객들도 많다. 공연 자체의 매력에 중독돼 다시 찾거나 더블·트리플 캐스팅된 배우들을 모두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고 있다.
'록키호러쇼'는 길을 잃은 자넷과 브래드가 우연히 프랑큰 퍼터의 성에 가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뮤지컬로 9년 만에 국내로 돌아온 만큼 만 19세 이상 관람을 걸고 더 대담해졌다.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8월 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끝 없는 반전, 연극 '데스트랩'
반전 스릴러 연극 '데스트랩'은 197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영화로도 제작됐다.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 시드니에게 작가 지망생 클리포드가 '데스트랩'이라는 희곡을 보내면서 시작된다. 작품이 탐나는 시드니와 욕망에 눈을 뜬 클리포드가 대립하는 긴장 속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연극이 진행된다. 이 긴장감 넘치는 반전 스릴로 관객들은 이야기 장치 '데스트랩'이 완성돼 가는 과정을 눈앞에서 보며 반전과 서스펜스에 빠진다. 이와 더불어 연극 곳곳에 나오는 웃음 포인트는 코믹 스릴러 '데스트랩'의 특징이다.
시드니 역에는 배우 강성진, 김도현, 김수현이, 클리포드 역은 배우 김찬호, 이충주, 문성일이 연기한다. 연극 '데스트랩'은 9월 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실제 사건을 다룬 연극 '서툰살인'
연극 '서툰살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연극이다. 자신을 대신해 노숙자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제작진이 참여했던 연극 '두여자'는 서울, 대전, 부산, 전주 전석이 매진됐고 공연부분 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 전국 관객 150만 명을 돌파한 이력이 있다. 관객의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연극 '서툰살인'의 부산 공연은 8월 27일까지, 서울 공연은 9월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채효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