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홈런 치고 싶다"

입력 2017-07-14 22:05
삼성라이온즈 이승엽 선수가 2017 KBO 올스타전 전날인 1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올스타전 공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마지막 올스타전을 나서는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이 홈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첫 올스타전을 대구에서 했는데 그 때 홈런을 쳤다"며 "이번에도 홈런을 치고 싶다. 내일 팀 배팅보다 홈런 욕심을 부리겠다. 얻어 걸려서라도 넘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홈런을 친 후 특별한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정규시즌 중에는 표정의 변화를 최대한 주지 않는데 이번 올스타전에서 치면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돌 것 같다. 이대호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했던 세리머니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이승엽에게 개인 통산 11번째 올스타전은 현역 마지막 올스타전이다. 1997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한 이승엽은 지난해까지 10차례 올스타전에 나섰다. 올해 이승엽은 드림올스타(두산·SK·롯데·삼성·kt) 지명타자 부문 팬 투표에서 104만3970표를 받는 등 총 54.41점을 얻어 올스타 베스트 12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10번 올스타전에서 나섰지만 한 번도 최우수선수(MVP)가 되지 못했던 이승엽은 MVP 욕심이 나지 않냐는 질문에 "항상 나오면 MVP 욕심을 냈는데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더라"며 웃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마지막 올스타전에 임하는 각오는.

"카메라가 많아 옛날 생각이 난다. 아직까지 별 느낌이 없다. 11번째 중 한 번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정도 되면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겠지만, 아직까지 야구장에 나가지 못해 잘 모르겠다."

-아들이 아빠가 대단한 선수였던 것은 모르나.

"이제 알 것이다. 원래 빨리 은퇴하라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더 하라고 하더라. 내일 시구를 함께 한다. 현역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구를 하는 만큼 멋지게 하도록 할 것이다."

-많은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올스타전 MVP는 없었다. 도전할 의향은.

"11번째인데 항상 나오면 MVP 타려고 했다. 하지만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더라. 내일은 오랜만에 대구에서 열리는 올스타에 나선다. 첫 올스타를 대구에서 했는데 그 때 홈런을 쳤다. 이번에도 홈런을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일 팀 배팅보다는 홈런 욕심을 부리겠다. 얻어 걸려서라도 넘기도록 할 것이다."

-최고령 베스트12가 됐는데.

"감사하다. 이제 젊은 선수들로 변화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을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해야한다. 베테랑을 못 이긴 후배들의 반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프로야구 인기가 좋지만 작고 큰 사건이 많았다. 선수로서 반성을 해야할 것 같다. 저 뿐 아니라 선수들 전체가 생각하는 플레이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 아닌 반성을 하고 있다."

-이번에 홈런 치고 특별한 세리머니가 있나.

"없다. 홈런 스윙은 한 번 해볼 것이다. 정규시즌은 긴박한 상황이 많고, 팀 승리에 직결되는 과정이 많아서 표정의 변화를 최대한 주지 않으려 한다. 좋은 표정은 동료들과 기분낼 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내일 홈런 치고 기분이 좋을 것이다. 치면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돌 것 같다. 그 정도일 것 같다. 함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다녀온 이대호 등 몇몇 선수가 있는데 홈런 치고 세리머니를 했었다. 이대호가 치든, 내가 치든 베이징올림픽에서 했던 세리머니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대호와 같은 라인업에 포함되는 기분은.

"이대호가 후배지만, 존경받을만한 선수다. 내가 가지지 못한 유연성, 공을 맞히는 능력이 발군이다. 내일 하루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하루를 보내도록 하겠다."

-KBO에서 행사를 마련해줬는데.

"굉장히 감사했다. 직접 마케팅 팀에서 숙소 쪽으로 와서 미팅을 했다. 굉장히 감사했지만, 부담도 있었다. 너무 크게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씀드렸다. 시구와 폭죽쇼보다 사인회를 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적당한 선인 것 같다. 나만의 축제가 아니라 프로야구의 축제고, 이정도가 적정한 것 같다."

-처음과 마지막 올스타가 대구인데.

"대구라는 것보다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전반기 끝내고 60경기 정도 남았다. 60경기 하면 떠나야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서운하고 아쉽다. 마지막 경기까지 소중할 것 같다. 성적도 성적이고, 후배들의 본보기도 돼야 하고, 추억도 남겨야한다. 부담스럽기도 하다. 남은 에너지를 올스타전과 남은 60경기에 쏟아붓겠다. 떠날 때 해보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털고 가겠다."

-가족들이 오는가.

"우리 직계가족, 아버지, 누나가 올 것 같다. 아내도 올 것이다. 아들은 마지막이니 더그아웃에서 상황을 설명하며 3시간 정도 같이 있을 것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첫 올스타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스타전은 어릴 때 상상하지 못한 무대였다. 프로야구 선수가 꿈이었고, 프로야구에 들어와서는 주전 1루수가 꿈이었다. 올스타에 나간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올스타에 뽑힌다고 결정됐을 때 11번째 올스타가 됐을 때처럼 기뻤다. 이렇게 많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것은 올스타가 된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이 시간도 의미가 있다."

-올스타의 자격을 말해준다면.

"지금은 팬 투표로 한다. 성적과 팬 인기 아니겠나. 프로이기 때문에 프로라는 단어를 말하려면 분명히 남들보다 모범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선수가 올스타에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

-울 것 같은가.

"그런 가능성은 없다. 그런 생각은 해봤는데, 프로 인생의 마지막 경기라면 내일 못 나온다는 생각에 굉장히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올스타전은 11경기라 눈물을 보이기에는 애매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