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박 모씨(여, 32)는 며칠 전 건강검진을 받다가 예상치 못한 담석증 진단에 깜짝 놀랐다. 이는 비단 박 모씨만의 경우가 아니다. 담석증의 약 70% 정도는 증상이 없어 통증이 생겨야 비로소 알게 되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흔히 40~50대 중장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환자의 연령이 20~30대로 낮아지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30대 담석증 환자 수가 2016년 2만2330명으로 2010년 대비 27%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여성 환자가 1만2970명으로 남성에 비해 1.4배 이상 높다. 젊은 여성들의 여름맞이 다이어트가 담석증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일 수 있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행할 때에도 담낭 속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담석이란 담즙 내 구성성분이 담낭이나 담관 내에서 응집하여 형성된 결정을 말한다. 과거에는 색소성 담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콜레스테롤 담석이 크게 증가했다. 콜레스테롤의 과다섭취가 원인이 된 담석도 문제지만, 의도적으로 지방분섭취를 제한할 경우, 담낭에 쌓인 담즙의 성분 변화와 담낭의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담석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제비만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의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무리한 식이조절이 담석증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Karolinska) 연구소의 실험을 통해, ‘초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시행한 집단의 담석증 비율이 3~4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저지방식을 기본으로 한 다이어트는 담즙 속의 염분과 콜레스테롤의 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담석증에 걸릴 확률을 높일 수 밖에 없다.
담소유병원(병원장 이성렬) 담석증클리닉 변건영 원장은 “모든 질병은 대부분 음식과 연관이 높다. 지금의 잘못된 식습관이 담석증, 담낭염은 물론 다른 질병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단기간에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기보다, 균형 잡힌 영양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몸매관리 방법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증상을 동반하는 담석증은 담낭절제술을 시행하여 치료가 가능하다.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배꼽에 1.5㎝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서 수술한다. 따라서 수술 후의 흉터를 최소화하며, 환자의 빠른 회복도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과거의 개복수술이나 일반복강경수술에 비해 술기가 까다로워, 숙련된 외과 전문의가 아닐 경우 오히려 수술시간이 늘어나 예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병원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