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휴가 내고 이재용 재판 출석 "시민의 의무라 생각"

입력 2017-07-14 16:29 수정 2017-07-14 16:30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부회장에게는 단기적으로 큰 고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과 한국경제 발전에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 공판에 출석했다. 김 위원장은 법정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 측과 이 부회장 측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장관급인 현직 공정위원장으로서 증인석에 서는 것과 관련해 "당연히 (증언에) 부담이 있다. 심적으로 아주 큰 부담을 지고 왔다"며 "공정위원장으로서 증언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사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증인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제 증언이 이 부회장에게 단기적으로는 큰 고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경제 전체 발전에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검에서 처음 출석을 요청했을 땐 삼성 측에서 제 참고인 진술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최근 삼성이 제 진술서의 증거 채택을 받아들였다고 들었다. 하지만 너무 늦게 입장을 변경했다. 진술서 내용을 기초로 충실하게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째인 김 위원장은 이날 공정위에 휴가를 내고 개인 차량을 직접 운전해 법원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사를 한지 딱 한 달되는 날"이라며 "오늘 출석은 공정위원장으로서 직무 수행이 아니라서 공정위에 연가 휴가를 냈고 개인 자격으로 왔기에 관용차를 가져오지 않고 개인차를 운전해서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도 김 위원장 증언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이 부회장 재판에 두 번째로 출석했다. 지난 4월 첫 공판에 출석한 지 3개월만이다. 박 특검은 재판 시작에 앞서 "이 부회장 재판의 공소유지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