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공개한 '지문사전등록제' 홍보 영상이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문사전등록제는 실종 방지와 신속한 대응을 위해 지문을 관련 기관에 등록해두는 제도다. 미아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인천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 등 어린이 대상 범죄가 잇따르면서 꼭 필요한 제도라는 반응이 많지만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 4월 전북 전주 평화파출소 관내에서 발생한 미아 사건 영상을 공개했다. 파출소 CCTV 화면으로 추정되는 영상은 새벽에 잠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던 아이가 경찰관의 손을 잡고 파출소에 들어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경찰관이 다정하게 "이름이 뭐니?" "집이 어디야?"라고 묻지만 놀란 아이는 이름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며 고개만 끄덕인다.
아이를 진정시킨 경찰관은 지문인식기를 가져다 등록된 정보가 없는지 살펴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찾은 것 같아요"라고 외치는 경찰관의 말에 다른 경찰관도 모두 달려와 몇 번이고 아이의 얼굴과 등록된 사진을 번갈아 보며 확인한 후 "맞네 맞아"라며 박수를 친다. 이 아이는 실종된 지 46분 만에 보호자를 찾았다. 경찰이 미아를 발견한 뒤 보호자를 찾기까지 평균 소요시간인 1시간40분보다 훨씬 줄어든 시간이다. 파출소로 달려온 보호자는 "둘째가 갑자기 아파서 첫째만 남기고 병원에 다녀왔는데 없어져 깜짝 놀랐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5월 어린이날에는 구미 동락공원 화장실 근처에서 길을 잃은 아이가 지문사전등록제 덕분에 무사히 부모 품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 아이 역시 경찰서 직원들이 집 주소와 연락처를 물어봤지만 너무 당황한 탓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울기만 했다. 이에 한 경찰관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의 신원을 조회해본 결과 지문사전등록제에 입력된 부모의 연락처를 조회할 수 있었고 아이는 10분 만에 부모를 만났다.
2013년 경찰에 접수된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실종 신고 2만3089건 중 48%(1만1141건)가 7~9월에 집중됐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나들이에 나서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미아 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2012~2016년 접수된 실종 신고는 연평균 약 2만건을 기록했다. 작년에 접수된 실종자 중 182명은 아직 찾지 못했다.
경찰은 올해도 휴가철을 맞아 미아 및 실종 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해 지문사전등록제를 적극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2012년 7월 지문사전등록제가 처음 실시된 후 지난해까지 실종사건은 9.2% 감소했다. 아이의 지문과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미리 등록하면 미아 신고가 접수될 경우 경찰이 훨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18세 미만 아동뿐 아니라 지적장애인과 치매질환자 지문도 등록할 수 있다. '안전Dream' 사이트(www.safe182.go.kr)에서 신청한 뒤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지문을 등록하면 된다. 안전드림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면 지구대에 가지 않고도 지문을 등록할 수 있다.
박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