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외교관 가장 엄한 수위로 처벌"… 강경화 "개탄스럽다"

입력 2017-07-13 17:18

외교부는 지난해부터 재외공관 외교관들이 연이어 성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 사과하고 사건 관련자를 중징계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에티오피아 주재 고위 외교관의 여직원 성폭행 의혹에 대한 외교부 입장을 밝히며 “지난해말 칠레 주재 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 이후 또 다시 외교관의 성범죄가 발생해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인권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피해자의 의사가 조사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성폭행 혐의 외교관은 귀국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조 대변인은 “조사 결과에 따라 이 외교관을 중징계(해임·파면)하고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엄중한 수위로 형사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개선방향도 언급했다. 조 대변인은 “외교부는 우선 해외근무 외교관 복무감찰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감사관실에 감찰담당관직 신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최근 출범한 외교부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인사관리 면에서 강도 높은 개혁을 실시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TF는 강경과 외교부 장관 직속으로 운영된다.

외교부는 지난해말 칠레 주재 외교관의 성추행 파문 때도 재외공관 공립기강 TF를 만들어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조 대변인은 “지난번 칠레대사관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 때도 TF를 발족해 여러 대책을 협의해 왔지만 이번 사건에서 큰 효과가 발휘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이번 혁신TF를 통해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도 이날 오전 2017년 상반기 노사협력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강 장관은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외교부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우 심각한 재외공관 근무기강 문제가 발생한 것을 정말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이미 전체 재외공관장에게 엄중한 복무기강 지침을 하달했다”며 “앞으로 본부 및 재외공관 복무기강과 관련해 감사인력 확충, 전문성 강화, 직원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에티오피아 주재 고위 외교관이 8일(현지시간) 계약직 여성 행정직원과 저녁식사를 하다 이 직원이 만취하자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는 신고를 10일 접수했다. 외교부 감사관실은 피해자를 국내로 불러들여 12일 오전 제3의 장소에서 개별 면담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