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전투기(KF-X) 장착 AESA 레이더 국내개발 지속, 한화시스템 시제품 공개, 공대공 무장은 유럽산 통합키로키로

입력 2017-07-13 16:35

한국형전투기(KF-X)에 장착될 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의 기술검증모델이 공개됐다. 한화시스템은 13일 경기도 용인 중앙연구소에서 KF-X 사업의 핵심장비는 AESA레이더 모델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빔 방사 시연도 했다. 이는 지난달 말 AESA레이더에 대한 1차 점검결과가 국내개발을 지속하기로 결정된 것에 따른 후속조치로 국내기술로 AESA레이더 개발이 힘들다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와 합동참모본부, 공군,KF-X 평가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점검위원회는 6월28,29일 AESA레이더에 대한 1차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결과 개발중인 AESA레이더는 안테나 제어 및 빔 조향기능, 단위 송수신모듈 성능등 164개 점검항목 가운데 160개 항목의 요구 수준을 충족했다. 점검위원들은 “AESA레이더의 국내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도 된다”고 결론지었다.
이날 공개된 AESA 레이더 시제품은 레이더 근접체계 챔버에서 고출력빔의 방사 기능을 보여줬다. 레이더 안테나와 전원공급장치, 냉각장치의 연결 상황과 1000여개에 달하는 송‧수신모듈의 성능점검 장비 등도 공개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현재 AESA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는 국가들에 근접한 기술수준에 가까이 갔다”며 “이번에 공개된 시제품을 토대로 앞으로 KF-X에 장착된 탑재시제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AESA레이더는 고정된 상태에서 빔 방사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탐지‧추적‧무장통제가 가능하다. AESA레이더의 빔 방사범위는 상하‧좌우 각각 120도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8월 AESA 레이더기 개발에 들어가 불과 1년도 안돼 입증시제를 만들어 일단 국내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방사청은 2016년부터 2026년간 약 3600억원을 투자해 AESA레이더를 개발해 KF-X에 장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비행환경에 AESA레이더를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해야 하고 체계결합도 남아 있다. 한화시스템은 AESA레이더의 공대공 모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지상시험을 마무리했으며 공군 수송기 C-130H에 장착해 수행하는 비행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KF-X 사업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 F-4와 F-5를 대체하고 미래 기반전력이 될 전투기 120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편 KF-X 사업에 대한 미국의 기술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을 확인됐다. KF-X 사업단은 기체에 장착할 무기체계로 미국산 유도무기들을 고려하고 있으나 공대공 무기체계 자료에 대한 미정부의 승인이 늦어져 ‘미티어 미사일’등 유럽산 공대공 무장 체계를 통합키로 했다. KF-X 사업단은 미국에 무장체계에 대한 물리적 자료 및 일부 기능적 자료인 IA단계자료를 요청했으나 지난달에야 미 정부의 승인이 났다. 방사청관계자는 “미정부의 승인이 늦어져 체계개발일정을 맞추기 위해 유럽산 공대공 무장체계 통합을 결정했다”며 “한미연합작전의 상호운용성을 고려해 미국산 공대공 무장체계 통합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