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우표' 무산에 남유진 구미시장 "자괴감 들어, 박정희는 하늘이 내린 반신반인" 발언

입력 2017-07-13 11:35
사진=남유진 구미시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남유진 구미시장이 우정사업본부(우본)가 12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철회한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며 유감을 표했다.

남 시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본의 철회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남 시장은 "전례 없는 재심의라는 절차를 통해 취소했기 때문에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우리나라의 행정 수준이 이거밖에 안 되나 이런 자괴감도 든다"고 말했다.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 세칙 4조에는 정치적, 종교적, 학술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소재는 우표 발행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첨예한 정치적 논쟁의 소재가 돼 버렸고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진행자의 말에 남 시장은 "대한민국 정부의 우본이라면 작년도 심의 때 다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리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수십 년 동안의 논쟁이 있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진행자가 "그때 심의가 잘못됐었다면 바꾸는게 맞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남 시장은 "저는 바꾸는 것 자체를 인정 못 한다"고 단호히 답하며 우본이 첫 번째 심의를 결과를 유지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 "1년 동안 사정이 바뀐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이유 말고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사진=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남유진 구미시장(왼쪽)과 구미참여연대 관계자가 남 시장을 비난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시스

구미 시민단체들의 기념우표 발행 반대에도 발행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는 청취자 질문에는 "일부 시민들의 반대는 당연히 있다"면서도 "많은 시민들이 기념우표 발행을 희망하고 있고 꼭 해야 된다는 전화가 쇄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가 있는 게 부끄러운 일이냐"며 반문했다.

진행자는 "(1년 전) 결정을 뒤집어선 안 된다라는 (남 시장의) 주장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때 그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되는게 맞지 않냐"고 청취자들의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남 시장은 "저는 동의 못한다. 대한민국에 부끄러운 일"이라며 같은 태도를 고수했다.

사진=박정희 전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 자료사진

이어 한 청취자가 "2013년 11월에 남 시장이 '박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으로 하늘이 내렸다'는 발언을 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남 시장은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우리나라의 인적 시장이 작았고 중화공업위주의 경제정책 선례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의 결정으로 전국 거점들이 다 성공을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위대한 경제학자도 아니고 경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의 지력이나 지혜, 결단력 이런 부분은 사람으로서 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경북 구미시는 우본에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요청했다. 한 달 뒤 심의위는 위원 9명의 만장일치로 발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달 29일 재심의키로 했다. 우본은 12일 우표발행심의위원회임시회의에서 발행 철회 8표, 발행 추진 3표, 기권 1표로 철회를 최종결정했다.

문지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