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콘 '400만원짜리를 1천만원에 사는 건 호구짓'… 루이비통X슈프림 콜라보 리셀러 기승

입력 2017-07-13 11:21
가수 데프콘이 루이비통X슈프림의 한정판 가방 리셀러 현상을 보고 '호구짓'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사진출처=데프콘 인스타그램

사진 속 가방은 최근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과 '슈프림'이 콜라보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기존 루이비통에서 발매하던 '키폴'이라는 가방의 형태에 슈프림의 브랜드 문구 'Supreme'를 새긴 디자인이다. 이 가방의 정가는 437만원이지만 현재 리셀가는 1000만원을 웃돌고있다.

데프콘은 사진과 함께 "400짜리를 리셀가 1000에 사는건 암만봐도 호구짓아님? (생략) 주변 친구들한테서 오~~소리 몇 번 듣는 정도가 다일텐데"라며 "절대 현혹되면 안될 것 같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를 접한 사람들은 "공감합니다", "덕분에 현자타임!", "멋있어요" 등의 반응 보였다. 하지만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보고 "데프콘도 평소에 리셀가 물건을 사면서 이번 사태가 특히 무슨 문제가 있나", "그만한 희소성이 있다" 등의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데프콘이 게재한 가방뿐 아니라 현재 슈프림과 루이비통의 콜라보 제품들은 모두 리셀러(re-seller·재판매자)들과 소비자들에 의해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되고있다.

사진출처=http://harpersbazaar.co.kr/culture/%ec%8a%88%ed%94%84%eb%a6%bc-%ec%8b%9c%ed%81%ac%eb%a6%bf/?utm_source=kakaocontent&utm_medium=other&utm_campaign=kakaocontent

리셀러들은 되파는 제품들을 아마존, 이베이에 주로 올리는데 위 사진의 박스 로고 후디는 발매가격이 129만원이지만 현재 최대 1천만원까지 거래되고있다.

사진출처=http://harpersbazaar.co.kr/culture/%ec%8a%88%ed%94%84%eb%a6%bc-%ec%8b%9c%ed%81%ac%eb%a6%bf/?utm_source=kakaocontent&utm_medium=other&utm_campaign=kakaocontent

국내 발매 가격 60만원대의 박스 로고 티셔츠는 현재 최대 250만원 사이에 거래되고있다.


이번 콜라보에서는 의류 외에도 슈프림 로고가 박힌 벽돌, 뉴욕 지하철 카드, 소화기 등 다양한 제품군의 아이템들이 출시됐는데, 이미 많은 이들이 구매했다. 벽돌을 되팔고 있는 한 사이트에서는, '주문폭주', '핫아이템' 등의 상태표시가 붙어있다. 벽돌의 정가는 3만원대, 리셀가는 9만원대다.

사진출처=중앙일보

이렇게 터무니없는 가격에도 리셀러들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이유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X슈프림 콜라보 이전에도 수 많은 패션·뷰티브랜드에서는 한정판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고, 매번 해당 제품의 가격은 정가와 똑같거나 더 비쌌다. 그럼에도 완판이 되고 계속 콜라보가 이뤄지는 건 '지금 빨리 사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시간 제한적인 희소성과 '매니아들의 수집 욕심' 때문이다.

특히 이번 콜라보는 출시 전부터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패션 매니아들은'최정상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본인만의 세계가 뚜렷한 스트릿 브랜드' 슈프림의 조합에 박수를 치며 지갑을 열고있다.


이번 루이비통X슈프림 열풍의 원인은 상당수 '슈프림'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있다. 슈프림은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한 의류와 악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젊음과 자유분방함을 상징하는 스트릿 브랜드다. 바로 이 스프림 특유의 자유로움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슈프림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실제 스케이트 보더들인 점원들은 불친절하다고 느낄만큼 손님이 오든말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매장 내 크게 틀고있는 음악과 철저한 사진촬영 금지. 슈프림 매장만의 확고한 문화가 흔한걸 싫어하는 젊은 패션피플들을 끌어모았다. 세상 모든 슈프림 매장을 순례하는 소설이 나올 정도니 세상에서 가장 많은 매니아들이 있는 브랜드일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보장되도 항상 소량생산만 하고, 나이키, 꼼데가르송, 라코스터, 챔피온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자주하는 것이 슈프림의 특징이다.

루이비통 역시 이번 콜라보를 통해 큰 이득을 봤다. 소수의 사람들만 사는 명품브랜드라는 시선을 스트릿 브랜드와의 협연을 통해 '젊은 감성', '열려있는 마인드'로 전환했고, 가시적인 매출도 크게 올렸다.

또한 과거 슈프림은 무단으로 루이비통의 로고를 썼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도용 논란에서 콜라보로 이어진 두 브랜드의 행보가 전세계적인 '이슈메이커'로 떠올랐다.

사진출처=루이비통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 이슈인 이번 콜라보제품을 사기 위한 행렬은 무시무시했다. 

지난 6월 30일 서울을 포함해 영국의 런던, 미국 LA와 마이애미, 중국의 베이징,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호주 시드니 등 전세계 8개 매장에 '루이비통X슈프림' 협업 제품을 동시 판매했다. 6월 30일과 7월 7일로 나눠 1차와 2차에 걸쳐 한정판 제품을 출시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청담동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를 했는데, 1차 때는 3일만에 제품이 전량 완판됐고, 2차 때는 3일 전부터 매장앞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발생했다. 지난 7일 2차 판매 때는 천 여명의 사람들이 매장으로 몰리자, 안전의 문제로 선착순에서 추첨제로 바꿔 입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13일 슈프림과 루이비통은 앞으로 남은 콜라보 제품 발매 일정, 팝업 스토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정확한 취소 이유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무질서, 싸움, 노숙 등이 원인으로 예상된다.

루이비통X슈프림 콜라보 제품의 일정이 중단되면서 리셀러 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효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