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일을 당한 네티즌의 제보를 게재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지난달 26일 '○○ 택시비 먹튀 상습범'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아들이 택시기사 아버지가 겪은 일을 알리며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개인택시를 하시는데, 한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하자 '지갑을 두고 왔다. 계좌이체를 해주겠다'고 해서 계좌번호를 알려주셨는데 연락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이 그 승객의 일터를 알아내 아버지 대신 찾아갔다고 한다. 그는 "찾아가서 돈을 달라 하니 바닥에 돈을 던지곤 가져가라 하고, 메시지로 모욕적인 말을 보냈다"면서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택시비를 달라는 요구에 "조금 기다려주세요"라는 식으로 대응하던 이 승객은 그가 택시비를 재촉하자 모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푼돈 때문에 직장까지 찾아와서…그 돈으로 치약이랑 면도기 사서 관리 좀 해요. 냄새도 나는 거 같은데 좀 씻으시고요"라는 글을 보냈다.
이에 택시기사의 아들은 "만원 이하 택시비 때문에 경찰서 가거나 신고하진 않는다는 걸 악용하는 듯합니다"라며 페이스북 페이지에 제보했다.
이 제보가 페이스북에 공개되자 승객은 페이지 관리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저 말에 허위가 있다. 얼굴 사진은 지워주시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관리자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고 이 둘의 공방이 오히려 화제를 모았다. 관리자는 그와 나눈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페이지에 공개했다.
관리자는 승객에게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주문했고, 이 게시물은 수천개 댓글이 달리며 공유됐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