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박성재 고검장, “검찰 범죄집단처럼 손가락질…신뢰받는 길 찾아야”

입력 2017-07-12 16:01
박성재(54·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검장이 12일 27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했다.

 박 고검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우리가 열심히 해 기여한 공은 어디 가고, 마치 범죄집단인 것처럼 손가락질 받는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때 힘든 짐만 남겨두고 떠나게 돼 마음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개혁대상이 된 원인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라며 “진정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올바른 길이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길인지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고검장은 “철없던 시절 인권 옹호보다는 불의 척결이라는 명목으로 사건의 실체를 찾는 데 흥미를 가진 검사였다”며 “차츰 사건의 실체를 꿰뚫는 통찰력,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 인간에 대한 배려를 갖춘 당당하고 따뜻한 검사가 되고 싶었으나 지혜와 능력이 부족해 미완성으로 끝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부디 지혜와 능력, 덕을 갖춘 훌륭한 검사, 수사관이 돼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검찰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는 퇴임 기념 동영상을 보던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15년부터 서울고검장을 맡아 온 박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1년 후배인 문무일(56)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명되자 지난 7일 사표를 냈다. 박 고검장과 동기인 김희관(54) 법무연수원장도 같은 날 사의를 밝혔다. 박 고검장은 2015년 10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청와대는 김수남 당시 대검 차장을 총장으로 낙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