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수박에 유행하는 '수박모자이크병'… 설사·구토 유발

입력 2017-07-12 15:24
수박모자이크병에 걸린 수박(왼쪽). 오른쪽은 이 병의 대표 증상인 무늬가 잘 보이도록 무늬를 따라 점선을 그려넣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수박 소비철이 찾아오면서 여름철 대표 과일에 나타나는 '수박 모자이크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박 모자이크병은 진딧물에 의해 감염되는 일종의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모자이크병에 걸린 수박을 먹으면 설사를 동반한 배탈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에게 위험하다. 

최근 무더운 날씨가 지속돼 해충 수가 증가하고 있어 수박 모자이크병이 기승을 부릴 우려가 커졌다. 목화진딧물, 복숭아혹진딧물 등 19종의 진딧물에 의해 옮겨지는 이 바이러스는 한 번 발생하면 경작지까지 오염시키곤 한다. 토양 자체가 전염원이 되는 것이다. 이 병을 치료할 약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아 식물용 바이러스 진단 키트로 감염 여부를 판단해 예방하는 수 밖에 없다. 수박뿐 아니라 오이, 참외 등에서도 발생하며 감염된 작물의 잎에는 황색 반점이 전면에 나타난다. 

모자이크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박 잎. 출처=구글

하지만 소비자가 진단 키트를 가지고 모자이크병에 감염된 수박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박을 잘라서 단면을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다. 모자이크병에 감염된 수박에는 회오리 모양의 무늬가 규칙적으로 나타난다. 무늬가 흐릿하게 보여 구분하기 쉽지 않을 때는 과일이 썩을 때 나는 특유의 냄새로도 병에 걸렸는지 알아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한 수박을 장이 약한 어린아이가 먹으면 설사나 구토 등의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자이크 병에 걸린 수박에서 나타나는 회오리 무늬. 아래 두 사진은 무늬가 잘 보이도록 사진에 점선을 그린 것이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캡처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 모자이크 병이 발생하는 단계별 모습. 출처=네이버 블로그 캡처

모자이크 병에 걸린 수박의 단계별 모습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씨앗 주변을 중심으로 붉은 빛이 짙어지던 수박에 섬유 모양의 가는 황색 줄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후 잎이 말려들어가는 듯한 회오리 무늬가 나타나고 이 무늬가 점점 선명해지면서 이를 따라 썩어들어간다. 일단 썩어들어가기 시작하면 심한 냄새가 난다.

수박 모자이크 바이러스는 진딧물에 의해 퍼지기 때문에 전염이 쉽고 빠르게 이뤄진다. 또 감염된 수박의 병든 부분이 건강한 수박에 닿을 경우 즙에 의해서도 옮을 수 있다. 1989년에 오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지만 차츰 수박 재배 지역으로 퍼지면서 수박 농가에 더 큰 피해를 입혔다. 바이러스에 걸린 잎은 건조시키면 수십년이 지나도 감염력을 가진다. 

박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