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못막은 비디오판독… 야구팬 "이럴 거면 왜 하나"

입력 2017-07-12 12:13 수정 2017-07-12 15:59
사진=KBS N SPORTS 중계화면 캡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비디오 판독 오심에 야구팬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11일 KIA와 NC의 맞대결에서 나왔다. 7회 초, 3대 7로 뒤지던 NC는 2사 1루 기회를 잡았다. 모창민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고, 1루 주자 나성범이 그대로 홈까지 내달렸다. 기아는 중계플레이를 통해 볼을 포수 김민식에게 정확히 송구했다. 주자의 홈 터치와 포수의 태그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심판 판정은 세이프. 김민식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고, 판독 결과는 원심을 유지한 세이프였다. 하지만 이 경기를 중계하던 방송사에서 보여준 ‘4D 리플레이’는 다른 답을 주고 있었다. 화면을 통해 공개된 접전 상황에서 NC 나성범의 발이 홈플레이트에 닿기 전, 기아 포수 김민식의 미트가 나성범의 왼팔을 태그했다.

방송 중계진도 “발이 홈플레이트에 닿지 않은 상황에서 태그가 먼저 이뤄졌다”며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아로서는 정말 아쉬운 1점”이라고 말했다. NC가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해 기아가 7대 4로 승리를 거뒀다. 만약 이 판정 이후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경기 직후 야구팬들은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고도 오심이 나온 것에 대해 ‘이럴 거면 왜 비디오 판독을 하는 거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KBO는 올해부터 중계화면에만 의지하던 ‘합의 판정’ 대신 MLB식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공정성 확보와 신속한 판독을 위해 구장 내 카메라와 외부 비디오판독센터를 설치했다.


하지만 야구팬과 현장의 신뢰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고도 오심이 발생하고, 또 비디오 판독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이날도 판독 결과가 나오기까지 4분22초가 소요됐다. 시간이 길어지면 선수들은 흐름이 끊기고 관중 또한 멍하니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KT의 김진욱 감독은 “전광판에 비디오 판독 화면을 띄우자”고 제안했고, LG 양상문 감독은 "시간 제한을 두고 몇 분 이상 소요되면 심판 원심을 유지한다든가, 여러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2017시즌부터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한 규정이 신설됐다. 각 팀 감독은 30초 이내에 판독 요청을 해야 하고 판독센터에서는 2분 안에 판독을 마쳐야 한다. 

'경기시간 단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비디오 판독 시간제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