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탈당' 강연재 "안철수에 실망했다… 새정치는 실패"

입력 2017-07-12 11:06
사진=강연재 SNS

강연재 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12일 '제보 조작' 사건으로 국민의당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도 안철수 전 대표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망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당을 탈당한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많은 분들이 저런 대응은 좀 부적합하다는 얘기를 한다. 입장 표명을 미루는 건 안 전 대표 본인이 그렇게 판단해 한 행동일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강 전 부대변인은 "이유미씨나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잘못이 있다면 수사를 통해 가려지고 처벌 받으면 되는 문제"라면서 "하지만 어쨌든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 선거 주인공은 안철수 전 대표였지 않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던 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젊은 청년들이 이런 어리석고 굉장히 잘못된 일에 들어선 것은 따지고 보면 후보나 당에 대한 과잉애정, 과잉충성, 이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렇게 청년들이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 직접 나와 '다 나의 잘못이다' '도덕적 비난은 내가 다 받겠다, 나를 비난해 달라' 이런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이 인간미고 또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고, 국민들이 보고자 하는 모습일 수 있다"며 "안철수란 정치인이 소통이나 공감이나 이끌고 가는 모습, 또 포용하는 모습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은 당 내외에 계속 있어 왔다"고 주장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과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강 전 부대변인은 자신의 탈당에 대해 "지난주 목요일(6일) 팩스로 탈당했다. 조용히 탈당하려 했는데 그게 언론에 나가면서 시끄러워졌다"며 "1년 이상 국민의당을 지켜봤는데 시작할 때 좋았던 뜻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정체성 논란이 있었다. 강경진보, 중도보수 이런 정체성의 문제가 계속 정리되지 않고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추가 탈당 움직임과 관련해 "전국 지역 일선에서, 밑바닥에서 고생하는 지역위원장들이 있다. 이 분들이 대선 과정 거치면서 당 지도부, 안철수 후보 등에게 느꼈던 실망이라는 게 있을 것 같다"며 "이유미, 이준서 이런 사건이 터지면서 내부적으로는 당에 실망하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격 탈당으로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강 전 부대변인은 아울러 '새 정치'에 대해 "우리가 하려고 했던 정말 새 정치, 합리적 세력, 제3의 중도정당, 이런 패권 세력을 타파하는 그런 흐름이 저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봤다"며 "안철수라는 정치인 그리고 주변에 있었던 저를 포함한 분들의 역량이나 이런 것들이 다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