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항공기 기장이 기내 방송 중에 ‘아재 개그’를 시도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11일 트위터 사용자 A씨는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진에어 기장 웃기다”면서 기장 안내방송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A씨에 따르면 기장은 안내방송에서 “아, 승객 여러분 저는 기장입니다. 이륙 시그널을 드렸는데 앞에 이륙하는 항공기가 두 대나 더 있어가지고요, 일단 이륙하면 최대한 빨리 날아 갈 테니까 조금만 참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영어로 안내방송을 반복하는 부분에서 “레이디스 앤 젠틀맨, 디스 이즈 유어 캡틴 스피킹”이라고 말한 다음 한국어로 “주변에 영어 잘하는 분계시면 제 말 통역해 주세요. 그럼 전 바빠서 이만”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글을 올린 뒤 비행기 이륙을 위해 휴대전화를 껐다. 그가 비행하는 동안 해당 트윗은 리트윗 4000여개를 넘기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삽시간에 확산됐다. 대다수의 네티즌은 “자작 아니냐” “리트윗 많이 받으려고 저러는 것이다”고 반응했다. 일부 네티즌은 “자작이 아니라 사실이라도 기장 안내방송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A씨는 이같은 논란에 “내렸더니 뭔 소리야”라며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착륙 전에 현지 시간이랑 날씨 안내하는 방송에서는 한국어 방송 후 영어 매뉴얼 읽으셨다”면서 “유쾌한 기장이라고 생각해서 이륙 전에 글을 썼는데 주작이라느니 신상 턴다느니 얼떨떨하고 우습다”며 황당해했다.
논란이 일자 진에어는 공식 계정을 통해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진에어 SNS 담당자는 해당 사실을 문의한 네티즌에게 “문의하신 기장님은 영어 자격은 물론 비행 경력이 10년 이상 된 분”이라며 “이륙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를 드리고자 한 내용이 본의 아니게 논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재 개그가 안통한듯 하다”면서 “해당 방송 후 곧바로 영어 방송 안내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담당자는 또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나간 방송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달라”며 “이로 불편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