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관련 막말 논란에 휩싸인 이언주 국민의당 수석부대표가 국회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조와 마주했다. 이 의원은 “사퇴하라”고 호통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대화 중간에 자리를 빠져나가려 하거나 해명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되레 화를 키웠다.
11일 국회 정론관에서기자회견을 마친 이 수석부대표는 백브리핑 도중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노조 관계자 2명은 “사과가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간호조무사, 요양사까지 들먹이면서 노동자들을 우롱했다”며 이 수석부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를 듣고 있던 이 수석부대표는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고 말한 뒤 등 돌려 현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이 수석부대표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기자들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상황을 피할 수 없자 이 수석부대표는 “고생하시는 것 알고 있다” “제 취지는 그게 아니었다”면서 거듭 해명했다.
노조 관계자들이 계속해서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수석부대표는 다시 한번 빠져나갈 기회를 노렸다. 기자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등 돌렸던 이 수석부대표는 어색하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결국 노조 관계자들이 떠나고서야 이 수석부대표도 기자들의 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편 이 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밥하는 아줌마들’이라는 표현은 내 마음속 또 다른 의미로 ‘어머니’와 같다”며 “급식조리사분들이 많은 어머니의 마음과 손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도 아이를 둔 엄마로서 학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다 보니 다소 격앙된 표현이 나왔다. 나도 아줌마이자 엄마”라며 “내 마음과 다른 표현으로 많은 분께 상처를 주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