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가락을 다쳤다는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자 꾸준히 제기된 건상이상설이 '정신이상설'로까지 번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여동생 근령씨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방송에서 주 4회 진행되는 재판을 비판하며 정신이상설을 언급해 소문은 더욱 무성해졌다.
정신이상설이 제기된 것은 지난 8일 일요신문이 박 전 대통령 구속 100일을 맞아 "구치소에서 기이한 행동을 보여 입방아에 오르내렸다"고 보도하면서다.
일요신문은 교정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 전 대통령은 식사시간이 끝난 지 불과 30분도 채 되지 않아 왜 밥을 주지 않느냐며 교도관에게 다시 묻고 취침시간에 벽을 보고 앉은 채 한국어나 영어가 아닌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고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 피고인석에서 종이에 뭔가 그림을 그렸다가 지우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수수 혐의 공판이 열린 10일 박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증인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도 “구치소 안에서 문지방에 찧어 발을 다쳤다. 신발을 신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신발을 벗고 있어도 밤에 잠을 잘 못 이루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박 전 대통령의 근령씨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CPBC 라디오에 출연해 일요신문 보도를 언급하며 “변호인 접견 때 비서관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 누구냐고 되물었다는 것은 굉장히 불안하다는 뜻”이라며 “7월 말 변호인 측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신청을 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 4회 재판은 틀림없이 인권침해”라면서 “여성이란 점을 떠나 주 4회 재판이라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총재는 같은 날 트위터에 “박근혜 발가락 부상 재판 불출석. 상황이 심각하지만 휠체어 타고 당당하게 참석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정신적 문제 생긴 건 틀림없는 꼴이고, 재판부의 인격침해 부작용이다. 주 4회 무리한 재판이 사람 잡는 꼴이고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자 만드는 꼴이다”라고 적었다.
서울구치소 측은 수용 전부터 박 전 대통령의 발가락이 약했지만 심한 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구치소 측은 또 “소량이지만 꾸준히 음식물을 섭취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검진도 받고 있어 건강에 문제는 없다”며 건강을 비롯한 정신이상설을 부인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