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민의당 수석부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4000명을 넘어섰다. 학교 급식 조리종사자들을 “동네 아줌마”로 비하하고, 파업 노동자들을 향해 “미친X들”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9일 밤 다음 아고라에는 “이언주 의원의 노동자, 공무원, 공공부문 종사자, 조리사에 대한 무시, 하대, 막말과 관련해 사과와 해명을 바란다. 또한 사퇴하여 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온라인 청원이 등록됐다.
글쓴이는 “국회의원이 된 진짜 이유와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며 “아쉬울 때만 국민한테 찾아와서 표 구걸하고, 받을거 다 받고 나면 다시 하찮게 보는게 국회의원 배지 달고 하는 일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파업하시는 분들보고 ‘미친X’이라며 욕하실 땐 언제고 국회 파업하시던데 모순 투성이”라며 “여당 대표가 하는 말은 막말이고 야당의 원내수석부대표가 하는 말은 막말이 아닌가. 이언주 의원의 막말을 보며, 국민의당의 적반하장격인 모습을 보며 그나마 믿어보고자 했던 국민의당에 대한 마음을 접게 되었다”고 썼다.
이 청원은 10일 오후 3시 현재 4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국민 속으로 들어오겠다는 국민의 당 맞나? 당장 사퇴하라” “노동자를 개, 돼지로 여기는 인간에게는 국민의 세금 1원도 아깝다” “국민에게 막말로 상처주는 국회의원은 필요 없다” 등 분노로 가득찬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SBS는 이 수석부대표가 지난달 29일 몇몇 기자들에게 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을 일컬어 ‘나쁜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파업 노동자들 향해 “미친X들”이라고 막말 했고, “조리사라는 게 별 거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라고 평가절하하며 이들의 정규직화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노총은 10일 ‘자격 없는 이언주 의원은 가면을 벗고 다시 자본의 발밑으로 기어들어가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민주노총은 “국민주권시대에 주권자를 농락하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노동의 가치를 노예노동으로 여기는 이언주가 있어야 할 곳은 민의를 대의하는 국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도 이 수석부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학비노조는 “우리는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수구정치인들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빗대는 귀족강성노조’등의 막말은 들어봤어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을 향해 이처럼 비하적인 발언을 한 정치인은 여성정치인 이언주 의원이 처음”이라며 “학비노조는 이언주 의원의 막말을 민주화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허용되기 힘든 반교육적, 반노동적, 반여성적인 폭력으로 규정한다”고 비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