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10일 최근 주식시장의 고공행진과 관련해 “시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시장에 긍정적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협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활황 이유로 기업의 실적 증가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을 꼽았다. 그는 “상장기업의 단기수익이 1분기 38% 늘어났고,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재벌의 편법승계나 내부자거래, 사익추구에 대한 철퇴가 내려지면서 시장이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기업 내부 투명성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전체적으로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협회장은 그 중에서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재벌개혁에 대한 기대감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황 협회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사실 실적이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인을 중심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나 정책 기대감이 크다. 그래서 같은 실적을 놓고도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 들어 재벌 오너일가의 불투명한 의사결정이 투명해지고, 주주친화적 기업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기업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재벌 저격수’로 불렸던 이들이 핵심 요직에 포진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오너 리스크'에 따른 저평가 우려가 잦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황 회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진보정권과 보수정권 중 어느 정권이 시장에 도움되느냐’고 물어보면 진보정권에서 훨씬 좋았다고 한다”며 “문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자본시장 육성을 많이 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고 평가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