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에 힘입어 1945년 군함도의 지하 탄광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에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다. ‘베테랑’으로 관객 1341만명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영화의 핵심 공간인 군함도 탄광은 1940년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징용돼 석탄 채굴 작업에 동원됐던 곳이다. 역사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해저 1000m 깊이에 위치한 탄광은 평균 45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스 폭발 사고에 노출돼 있었다. 허리조차 펼 수 없을 만큼 공간이 비좁아 체구가 작은 어린 소년들이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을 해야 했다. 당시 상황을 보다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세트를 제작했다.
이후경 미술감독은 “실제 군함도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지반이 튼튼하고 안전한 구간은 일본인들이 탄을 채취하는 곳이고 지하에 배치된 위험한 탄광은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탄을 채취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러한 계층적인 구조까지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갱도의 끝 막장은 무너질 경우 징용자들까지 함께 매몰될 수 있는 위험한 곳이었다. 세트 역시 12m의 깊은 수직 구조로 제작돼 아찔한 긴장감을 더했다. 특히 개미굴이라 불리는 탄광내부의 좁은 통로는 배우들이 직접 들어가 석탄 채굴 작업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사실감을 높였다.
45도가 넘는 고온에서 포복자세로 석탄을 캐야 했던 조선인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하는 개미굴 장면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뭉클함을 선사한다. 오는 26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