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갈치'→'은갈치'… 모처럼 풍어에 가격 40% 급락

입력 2017-07-10 08:39

갈치가 다시 '국민생선'이 됐다. 금값만큼 비싸다는 뜻에서 한때 '금갈치'로 불렸던 갈치는 '20년 만의 풍어'로 올해 어획량이 급증하면서 이제 '제주 은갈치'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갈치는 가장 비쌀 때 1마리에 1만2000원선까지 올랐었다. 하지만 이마트는 이번 주에 생갈치 大자 1마리를 6200원에 판매키로 했다. 이마트의 갈치 판매가는 2014년 8800원, 2015년 9380원, 2016년 10800원선이었다. 이번 주 이마트 갈치값은 지난해 동기 대비 42% 저렴하다.

아직 갈치 조업 초기지만 벌써 위판가가 전년 동기 대비 25~30% 수준이나 떨어졌다. 얼린 선동갈치 유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8월에 가서는 위판가도 지난해 대비 40% 수준까지 떨어질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제주 4개 수협(한림·서귀포·성산포·제주시)의 6월 갈치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6월 갈치 어획량은 621톤에 위판액이 95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2951톤에 439억원을 기록했다.

1~6월 누적 어획량은 5906톤(위판액 990억원)으로, 지난해 3288톤(위판액 720억원) 대비 80% 가량 증가했다. 서귀포 수협 10kg(32~33미) 선동(냉동) 갈치 기준 위판가 역시 지난해 7월초 18만원 선에서 올 7월초 13~14만원 선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갈치 대풍은 제주 연근해 어장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고등어, 오징어 등이 제주 해역을 떠나 북상하면서 갈치의 먹이자원이 풍부해졌다. 고등어 오징어가 떠난 자리에 갈치가 몰려든 것이다. 갈치의 주 조업시기는 7~9월이다. 제주도에서는 4~5시간 떨어진 연근해로 나가 조업한다.

특히 7월 한달 동안에는 대량 조업 형태인 '연승' 조업이 금지되어 있어 아직까지 위판가 13~14만원선(선동 기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8월 들어서면서부터 선동 물량이 시중에 풀리기 시작하면 갈치 가격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한편 이 같은 갈치 대풍 현상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정부에 갈치수매자금 390억원을 긴급 지원 요청하기도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