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이달 초 미국 순방 당시 입있던 '연분홍 누비옷'은 한국적인 소재와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07호 누비장 김해자씨가 만든 옷이었다. 김 여사는 순방 당시 토머스 허버드 전 미국 대사 부인에게 즉석에서 이 옷을 벗어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간담회장에 김정숙 여사가 이 옷을 입고 나타나자 미국 여성들은 한국적 아름다움을 극찬하며 옷감을 직접 만져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당시 김정숙 여사는 이 옷을 안감이 겉으로 나오게 뒤집어 입은 상태였다. TV조선은 9일 이 옷을 제작한 김해자씨를 인터뷰해 이 같은 뒷얘기를 전했다.
김정숙 여사가 간담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김 여사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든 미국 측 참석자들은 가장 먼저 "옷이 정말 예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한국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는 전직 주한 미국대사와 주한미군 부인들이었다. 이들은 김 여사가 입은 진분홍색 외투의 옷감을 직접 만져보며 옷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던졌다.
김 여사는 미국 인사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갑자기 외투를 벗어 토머스 허버드 전 대사의 부인에게 건넸다. 즉석 깜짝 선물을 한 거였다. 허버드 전 대사 부인은 곧바로 김 여사의 진분홍색 외투를 걸치고는 한국식으로 고개를 깊이 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주변 참석자들도 김 여사의 파격 선물에 크게 놀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자씨는 TV조선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미국에 가서 입고 싶은데 여름에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주면 안 되겠느냐는 요청을 해와 색깔을 몇 개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가) 어떤 원단을 선택하셨느냐”는 질문에 “이게 겉감, 이게 안감이다. 그런데 안감 쪽으로 (뒤집어) 입으셨더라”고 말했다.
김해자씨는 홍화물을 들여 분홍 빛을 내며 연분홍색을 겉감, 진분홍색을 안감으로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정숙 여사는 진분홍색이 겉으로 나오게 입었고, 미국 여성들은 그 색상과 자태에 찬사를 보냈다. 이 옷은 안과 밖의 색상이 다르지만 옷을 입었을 때 겉으로 드러나는 디자인은 차이가 없어 사실상 양면 착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숙 여사가 독일 순방 때 입은 하늘색 누비옷도 김해자씨가 제작한 거였다.
진서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