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혼출산율’ 1.9% 세계 최저… 저출산 극복한 프랑스는 56%

입력 2017-07-09 17:13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혼외출산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혼에 기반 한 전통적 가족 형태, 즉 법적 부부가 아니면 아이를 갖는 게 이상한 일로 여겨지는 사회 풍토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9일 한국은행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혼외출산비율은 1.9%로 OECD 국가 중 최저였다. 그 다음으로 낮은 국가는 일본(2.3%) 터키(2.8%) 순이었다. 혼외출산율 10% 미만인 국가는 다섯 국가에 불과했다.

2014년 OECD 국가 평균 혼외출산율은 39.9%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의 평균은 40.5%로 집계됐다. 프랑스(56.7%), 노르웨이(55.2%), 덴마크(52.5%), 스웨덴(54.6%)등의 국가는 혼외출산이 전체 출산의 절반이 넘었다.

2014년 OECD 국가들의 비혼출산율

법률혼에 기반한 전통적 가족 형태를 중시하는 만큼 한국의 혼인율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으로 조사됐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한국이 2014년 6.0%로 OECD 평균인 4.6%보다 높았다. 초혼연령도 2014년 29.8세로 OECD 평균인 30.3세보다 낮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혼인율도 높고, 빨리 결혼하는 편이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은 2014년 기준 1.2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1.17명을 기록했다. 2014년 OECD 평균은 1.68명이었다. 

한국의 매우 낮은 혼외출산율은 저출산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한국처럼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전반적으로 혼외출산율이 낮았다. 프랑스나 스웨덴처럼 출산율이 회복된 나라들은 혼외출산율이 전체 출산의 절반을 넘었다.

2014년 프랑스의 출산율은 1.98명이었고, 스웨덴의 출산율은 1.88명을 기록했다. 이들 국가들은 동거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포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비혼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에도 차별을 두지 않는다.

박경훈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출산율이 하락했다가 회복된 국가는 혼외출산 등 다양한 가족형태에 포용적이고 남녀 간 임금 등 근로조건이 평등하며 주거비 부담이 적고 일-가정 양립 정책이 갖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