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파업 노동자를 가리켜 "미친 놈"이라는 막말을 한 데다, 급식 조리 종사원을 "동네 아줌마"라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이언주 수석부대표가 과거에 "외교부 장관은 남자가 해야 한다"고 말했던 성차별적 발언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언주 수석부대표의 '밥 하는 아줌마' 발언은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에 대한 의견을 SBS 기자에서 밝히면서 알려졌다. 9일 보도된 SBS '[취재파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파업 비정규직에 "미친 놈들"..왜?' 기사를 통해서였다.
이언주 수석부대표는 비정규직 파업 첫날인 지난달 29일 원내정책회의가 끝난 뒤 회의실 앞 복도에서 만난 몇몇 기자에게 파업 노동자를 가리켜 "나쁜 사람들"이라 말했고, 다음날 자세한 의견을 들으려 연락한 SBS 기자에게 파업 노동자를 지칭하며 "미친 놈들"이란 표현을 썼다고 이 기사는 전했다.
이언주 수석부대표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것 아니다"라며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해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돼야 하는 거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파업 노동자들을 가리키며 "미친 놈들이야, 완전히.. 이렇게 계속 가면 우리나라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조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는 말도 했다.
9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취재 후일담 형식인 '취재파일' 내용이 퍼지고 있다.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사람을 비하하거나 폄하하는 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가 비정규직 격차 해소를 약속했던 것과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언주 수석부대표가 과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한 발언도 함께 회자되고 있다. 이언주 수석부대표는 당시 "지금은 안보 현안이 중요한 만큼 이번에는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여자라 해도 국방·안보에 식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장관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말과 '급식 종사원은 동네 아줌마'라는 표현이 모두 '차별적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