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할머니가 손녀 결혼식에 '화동(花童)'으로 등장했다. 귀여운 아이들이 꽃을 들고 등장해 결혼을 축하하는 순서에서 대신 모습을 드러낸 이 할머니는 하객들로부터 우레 같은 박수를 받았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결혼식장에서 92세 할머니가 화동으로 등장해 인기를 독차지한 사연을 소개했다. 신부 애비 아를트와 신랑 더스틴 머숀은 지난 1일 미네소타주 맨카토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그날의 '주인공' 역할은 다른 이에게 내줘야 했다. 조지아나 아를트 할머니(92)는 손녀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신부의 화동으로 나섰다.
할머니는 야외에서 열린 결혼식에 성인용 보행기를 끌고 입장해 잔디밭에 꽃을 뿌렸다. 하객들은 '할머니 화동'에게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할머니는 임무를 완수하고 자리에 앉은 뒤 "정말 힘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신부 애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내 결혼식에 화동과 링베어러(결혼식에서 반지를 들고 가는 사내 아이)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다"며 "할머니가 흔쾌히 응해주셨고, 훌륭하게 역할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신부가 링베어러 역할을 맡기려던 할아버지는 1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다행히 숨지기 1주일 전에 애비의 예비신랑에게 축하 인사를 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