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 항공사가 한인 가족에게 심한 모욕과 함께 횡포를 부려 단순 오버부킹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가 당시 촬영한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LA에 거주하는 28세 조씨 부모와 여동생 등 일가족 4명은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동안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LA국제공항 탑승구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족은 델타항공의 오전 11시 40분(현지시간) 출발 예정인 비행기에 탑승할 계획이었다.
델타항공의 탑승 지시 방송을 들은 후 조씨 가족은 탑승 게이트 앞에 줄을 섰다. 그러나 당시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줄이 뒤섞이는 바람에 조씨의 아버지는 먼저 체크인을 하고 나머지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델타항공의 한 여직원이 조씨의 아버지에게 다가와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고 조씨의 아버지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몇 번의 비슷한 대화가 오간 후 그 여직원은 갑자기 조씨 아버지 손에 있던 여권과 비행기표를 빼앗아 땅에 던지며 소리쳤다. 이후 그 여직원은 조씨 가족 얼굴을 한 명씩 가리키며 '안전상의 문제'로 탑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영상 속에서 "그 여직원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 알린 후 4명의 델타항공 직원이 다가와 아무런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은 채 우리를 게이트 밖으로 내쫓았다"며 "그들은 '오버 부킹'으로 인해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그 줄의 유일한 아시아인이었다"며 단순한 오버 부킹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었음을 암시했다.
영상 속에서 델타항공 직원은 비행기를 놓친 조씨 가족에게 "당신들이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는 것은 자유지만 여기서는 탈 수 없다"며 말한다. 또 우리가 예약한 호텔 값을 물어줄거냐고 묻는 가족들에게 "당연히 안된다"고 답한다. 이에 조씨 아버지가 "지금 이게 우리 잘못이라고 말하는 거냐"고 묻자 그렇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조씨 가족은 칸쿤 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고 여행 일정도 취소해야 했다.
박은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