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성경 원문 번역자들의 고충

입력 2017-07-07 11:08 수정 2017-07-07 11:09
성경 원문의 구약은 히브리어, 신약은 헬라어로 적혀 있다. 최근 크리스천투데이가 성경 원문을 영어로 번역하는 번역가들의 고충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번역 기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 지식과 시대와 문화의 차이 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매체는 최근 세계적인 기독출판사 비블리카(Biblica)와 새국제성경(NIV·New International Version)의 영국 출판사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성경번역위원회(CBT·Committee on Bible Translation) 토론회를 취재해 보도했다. CBT는 NIV의 번역자 모임이다.  

CBT 회원들은 두 가지 번역 기술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문자를 표현 그대로 옮기는 직역이다. 원문과 번역문을 일대일로 대응해가며 작업한다.

두 번째는 원문의 독자가 느낀 점을 번역문의 독자도 느낄 수 있도록 본문과는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눈을 본 적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눈처럼 하얀’이라는 표현보다는 ‘목화처럼 하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식이다. 이는 성경 본문에 대한 독자의 신뢰도를 높인다. 

ESV(English Standard Version)은 첫 번째 번역 기술을, NIV는 두 번째 번역 기술을 택했다.

이들은 성경 번역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히브리어와 헬라어 자체도 어려운데 다양한 배경지식까지 알아야 하니 당시 역사와 사회학, 신학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단어 뜻이 달라지는 문제도 있다. 개별 단어 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문화적 차이를 녹여내야하는 어려움도 있다. 

CBT 회원들은 “독자에게 과거의 상황을 이해시킬지, 과거의 단어를 현재의 쓰임으로 바꿔 설명할지 선택해야 한다”면서 “한 나라의 배경과 시대 뿐만 아니라 대중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따른 이해 정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번 번역을 끝냈어도 수정 작업은 계속된다. 달라지는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성경을 재검토해야 한다. 한 회원은 “지금까지 1000개 이상의 구절을 고심 했다”면서 “여전히 더 나은 번역을 위한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수정도 쉽지 않다.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투표에 부친다. 회원의 70% 이상 동의해야 수정된다. 

한 회원은 “성경 본문의 필자들은 영감에 따라(inspired) 성경을 필사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땀을 흘리며(perspired) 이를 번역한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임희진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