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도자와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면담을 갖고 종교인과세와 동성혼 문제 등에 대한 교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교계 지도자들은 현 정부가 지지율에 자만하지 말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겨줄 것을 부탁했다.
이영훈 전 한기총 대표회장, 정서영 한교연 대표회장, 김필수 구세군 사령관, 김은호(서울 오륜교회)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한기채(서울 중앙성결교회) 목사는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이 대표, 오신환 의원과 면담했다.
바른정당의 요청으로 진행된 면담에서 교계 지도자들은 합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는 종교인 과세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다수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동성혼과 동성애자의 인권주장은 심대한 문제가 있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목사는 "중대형 교회들은 대부분 자진 납세를 하고 있는데 작은교회, 자립이 안되는 교회에선 납세를 않고 있다"면서 "그런데 사전에 대화도 없이 너무 무리하게 밀어붙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향을 정해놓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패턴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하니 권력구조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면서 "그렇게 사전에 대화 없이 간다면 권력의 오만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서영 한교연 대표회장도 “현 정부는 대선 전 종교인 과세를 2년 유예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서 “만약 종교인 과세가 시행된다면 교회 내 노조가 생기고 이단이 탈세를 찾아내 교회공격 때 써먹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계 지도자들은 동성혼 문제와 건전한 보수세력 형성, 정부가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이 목사는 "동성혼 문제는 기독교 유교 불교 천주교 모두 반대하는 문제"라면서 “인권이라는 미명아래 헌법개정 때 ‘성적지향’ 독소조항이 만약 들어가면 전통적 결혼제도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안정되려면 보수가 환골탈퇴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면서 "현 정부도 지지율이 80%에 이른다고 국민 대다수가 지지한다고 자만해선 안된다. 대통령 선거에서 40% 지지를 얻고 60%는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 지지율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았던 과반수 이상의 유권자를 생각하며 낮은 자세로 섬길 때 비로소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목사는 “정치인의 신앙유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정치인이 실현할 가치가 기독교적이냐, 아니냐에 있다”면서 “건전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적극 등용해 새로운 보수, 젊은 보수가 돼 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서 김 목사와 고 목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극복하고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기독교적 대안 등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에대해 "종교인 과세문제는 왜 그렇게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동성혼 문제는 유력 정치인 몇분이 기치를 들고 나와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바른정당이 어려운 길을 가는 이유는 보수를 살리기 위해서"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박 전 대통령 한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문화의 문제가 있었는데, 그걸 고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계속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신뢰를 얻으면 건전한 분들이 함께 합류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결국 보수가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